후마니타스통신
2016년 05월호

 

5, 6월 후마니타스 통신은,  

인쇄소에 가본 적 있으신지? 어떤 작업장이든 그렇겠으나, 처음 인쇄소 문을 열고 들어갔을 때 여기 또 다른 세상이 있구나! 여기서 바로 책이 만들어지는구나! 두근거리던 감동을 잊을 수 없습니다. “착, 착, 착~” 인쇄기가 종이를 물어 잉크를 뿌리고 차곡차곡 내뱉는 소리, 책에서 나는 익숙한 잉크 냄새, 천장까지 쌓여 있는 종이들. 보통 사람들은 그 차이를 모르겠고만 끊임없이 색을 조정하고 기계를 만지면서 인쇄물을 날카롭게 째려보는 기장님. 기장님의 날카로운 눈빛으로 시작하겠습니다.

 

설득과 비판 현대조선 잔혹사


강철웅 지음
480쪽 / 2016년 05월 09일
23,000원


허환주 지음
304쪽 / 2016년 05월 30일
15,000원

 

 [신간 1] 『설득과 비판』(강철웅 지음)  

강철웅 선생님과 이 책에 대한 이야기를 처음 나눴던 건, 『민주주의의 수수께끼』(존 던 지음, 강철웅, 문지영 옮김, 후마니타스)를 출간하고, 조촐하게 마련된 뒤풀이에서였다. 문장이 까다롭기로 소문난 저자의 글이었기에, 그간 고생한 두 역자에게 감사를 드리며,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대화는 자연스럽게 저자의 독특한 문체와 문장에 대한 성토(?)로 시작되긴 했지만, 곧 존 던 교수가 던진 화두, ‘민주주의의 수수께끼로 이어졌다. 그러던 중, 강철웅 선생님이 건넨 말이 무척이나 흥미로웠다. 기억을 추슬러 요약해 보면 이렇다.

이 책을 한글로 옮기면서 흥미로웠던 점은, 역사적으로 민주주의를 그 자체로 옹호하는 몇 안 되는 내용이 추도사, 연설문, 팸플릿, 의회에서의 논쟁들 속에서 많이 인용된다는 점이었어요. 저는 그런 대목을 우리말로 옮길 때가 가장 재밌기도 했어요. 저는 민주주의의 전통이 이런 설득과 대화의 전통 속에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민주주의 사상은 이런 생생한 말 속에 존재하고 있는 것이지요. 존 던 선생님도 일부 설명하고 계시지만, 어떻게 고대 희랍에서 민주주의가 싹트고 번성할 수 있었을까요? 저는 소피스트의 전통에서도 그 실마리를 찾아야 하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들이 발전시켰던 설득과 비판의 수사학, 그리고 그 밑바탕에 깔려 있는 인식론적 상대주의와 회의주의가 바로 민주주의의 토양이 되었을 수 있겠다는 거죠. 그런 면에서, 저는 당대에 소피스트들이야 말로 민주주의자들이 아니었나 생각해 봅니다.”

그로부터 근 1년이 지나, 강철웅 선생님이 던진 화두는 『설득과 비판』이라는 책으로 묶이게 되었다. 이 책은 고대 희랍 철학에서 설득과 비판의 전통이 어떻게 등장하게 되었으며, 그 전통이 어떻게 소크라테스와 당대의 소피스트들에게 이어지게 되었는지, 그리고 그 전통이 어떻게 고대 희랍 민주주의의 문화적 지반을 이루게 되었는지에 대한 내용을 담고 있다.

<미디어 서평>
'철학의 시작' 초기 희랍철학의 역사(『한겨레』, 2016/05/27)
http://www.hani.co.kr/arti/culture/book/745666.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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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간 2] 『현대조선 잔혹사』(허환주 지음)  

 조선업의 위기가 연일 화두입니다​.
그동안 조선소에서는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요.
이 책이 말해 줍니다.

조선소를 취재하다가 조선소에서 일해 보지 않고선 실상을 알 수 없다는 취재원의 말에 적당히 패기를 보인다는 게 그만 취업 선언이 되어, 졸지에 현대중공업 하청 업체에 들어가 노가다 경험과는 차원이 다른 생명의 위협 속에서 간신히 열흘을 버텼다는 허환주 기자. 언론 기사에는 숫자와 건조한 사실관계만 있지만, 이 책에는 거대한 조선소에서 일하는 진짜 사람들의 생활과 일과 땀과 목소리가 있습니다. 정기훈 기자의 멋진 사진들을 보면 용접의 불꽃이 튀고 도장 페인트 냄새도 나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질문이 생깁니다. 문제의 해양 플랜트 노동자의 90퍼센트가 이 하청 노동자들이라는데, 그리고 기업을 살릴 돈과 대책은 엄청나게 쏟아지는데 왜 이들을 위한 대책은 없는 것일까요? 2016년 상반기에만 조선소에서 7명이 목숨을 잃었는데, 왜 같은 일이 반복될까요?

이 책을 보면 …… 알 수 있습니다.




 

책 이야기

 

"일본을 읽다" 네 권

일본, 가깝지만 참 다릅니다.
하지만 한국에게 종종 가까운 미래이기도 합니다.
일본의 경험에서 우리는 어떤 보편적 교훈을 얻을 수 있을까요.
이런 문제의식을 담고 있는 후마니타스의 책 네 권을 소개합니다.

 

전후 일본 정치의 큰 그림을 보여 주는 책 한 권을 꼽으라고 한다면,

일본 전후 정치사』_이시카와 마쓰미 지음, 박정진 옮김

  이와나미 문고에서 작은 문고판으로 출간되었던 이 책은 많지 않은 분량에도 불구하고, 중요한 사건과 인물, 선거 내용과 결과, 주요 정치 세력과 파벌 사이의 갈등과 변화, 내각 교체 등이 빠짐없이 기록되어 있어, 현실 정치를 바라보는 기자의 진정한 강점이 돋보인다. 전후 일본 현대사를 이보다 일목요연하게 정리한 책이 없다는 야마구치 지로 교수의 말처럼, 이 책은 일본의 비판적 지식인들과, 일본 연구자들에게 널리 읽히는 책이다. 그러나 일본 전후정치사의 진정한 미덕은 무엇보다도 사실에 대한 정확한 기술과 자료의 엄밀함이 비판적 관점과 결합했을 때 발휘하는 힘을 잘 보여 주고 있다는 점이다.

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630166

그들은 어떻게 행동하는 보수가 되었는가? 바로 우리 이야기,

『거리로 나온 넷우익』_야스다 고이치 지음, 김현욱 옮김

  한국에 일베가 있다면 일본에는 재특회(재일 특권을 용납하지 않는 시민 모임)가 있다. 이들은 반한 넷우익 단체로, 주로 재일 코리안을 혐오하고 공격한다. 인터넷상에 한정되었던 극우 담론을 거리로 옮겨 온 그들은 누구인지, ‘행동하는 보수가 탄생한 이유와 그 사회적 의미는 무엇인지를 물으며, 특정 집단에 대한 증오와 분노가 해법처럼 여겨지는 사회의 단면을 직시하는 일의 중요성을 보여 준다. 일본 르포르타주의 실력을 보여 주는 책.

당신의 이웃들입니다.”

재특회란 무엇인가?’라고 내게 묻는 사람들이 많다. 그때마다 나는 이렇게 대답한다. 사람 좋은 아저씨나 착해 보이는 아줌마, 예의 바른 젊은이의 마음속에 숨어 있는 작은 증오가 재특회를 만들고 키운다. 거리에서 소리치는 젊은 사람들은 그 위에 고인 물에 지나지 않는다. 그들의 저변에는 복잡하게 뒤엉킨 증오의 지하 수맥이 펼쳐져 있다.
아무것도 가질 수 없는 사람에게 애국이란 유일한 존재 증명이 되기도 한다. 18세기 영국의 문학가 새뮤얼 존슨은 애국심은 악당의 마지막 은신처다.”라는 유명한 경구를 남겼다. 그러나 정말로 그럴까? 재특회를 보고 있으면, 애국심은 외로운 사람들의 마지막 피난처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26887978

재난과 국가 …… 비극은 왜 반복되는가?

관저의 100시간』_기무라 히데아키 지음, 정문주 옮김

  2011311일 동일본 대지진과 후쿠시마 원자력발전소 폭발 사건 당시, 국가권력의 중추인 총리 관저에서는 어떤 일들이 일어났을까? 이 책은 사고 발생 직후부터 일본 정부와 도쿄전력의 사고대책통합본부가 세워진 15일 저녁까지의 ‘100시간에 주목한다. “국가란 무엇인가라는 질문과 더불어, 세월호 사건과 한국 정부의 대처가 떠오르는 것은 너무나 자연스럽다. 역시 일본 르포르타주의 실력을 보여 주는 책.

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53865953

일본에서 사회민주주의는 왜 무너졌는가?

한국에서 사회민주주의가 가능할까?’ 궁금하다면 이 책부터,

일본 전후 정치와 사회민주주의』(근간)_신카와 도시미쓰 지음, 임영일 옮김

  1955년부터 1993년까지 계속된 자민당 장기 집권 아래 일본사회당은 줄곧 제1 야당의 지위에 있었고, 1993, 아무런 정권 구상이 없는 상태에서 자민당이 분열하면서 정권을 차지했다. 그러나 사회당은 비자민 연립 정권 내에서 최대 세력이었음에도 주도권을 발휘할 수 없었고 정치 개혁을 외치는 보수 신당에 끌려 다니다 결국 정치 무대에서 사라졌다. 저자는 일본사회당의 비극에서 보편적인 교훈을 찾아낸다면, “현실을 무시한 교조주의는 원칙 없는 현실 추종주의로 변할 수 있다는 것, 그리고 언제나 원칙을 견지하면서도 현실에는 유연하게 대응할 필요가 있다는 점이다. 미래를 여는 정치에는 원칙과 현실의 긴장을 견딜 수 있는 지성과 의지가 요구된다.”고 전한다.

◈ 6월 7일 발간됩니다.

[알림 1]

                      제16회 도시인문학 국제학술대회                      

도시적 감정의 양식:

여성혐오와 수치, 테러 시대 도시의 불안

 

6월 3일, 재미있는 학술 대회가 있습니다. 출연진들이 대단합니다. 특히 후마니타스의 책, 『불안들』, 『선택이라는 이데올로기』의 저자인 레나타 살레츨의 발표와, 역시 후마니타스의 책 『광신』의 번역자이자 다수의 저서와 칼럼을 쓴 문화평론가 문강형준 님의 토론도 궁금합니다. 요즘 주목받고 있는 『여성 혐오를 혐오한다』(은행나무)의 저자 우에노 치즈코도 참여하고요. 관심 있는 분들, 참여하심 좋을 것 같습니다. ... 서울시립대 도시인문학연구소와 여성문화이론연구소가 마련한 자리입니다.

● 일시: 2016년 6월 3일 금요일 13:00~18:20
장소: 서울시립대 법학관 모의법정

 

▣ [알림 2]

                    레나타 살레츨 방한 기념 단독 강연                      

 

무한한 선택의 시대, 무지에 대한 열정



사람들은 외상적인 상황을 마주할 때면 그것을 외면하고 눈감아 버릴 수 있는 방법을 찾는다. 일종의 자기 보호를 위해 자신의 행복에 방해가 되는 일은 간과해 버리거나 자신의 잘못된 행동을 부인하는 새로운 방식을 찾는 것이다. 우리는 사적인 차원에서뿐만 아니라 사회적인 차원에서도 이런 무지(혹은 무시ignorance)에 대해 낙관주의적인 시각을 가질 수 있을까?
이번 강연은 우리가 오늘날 목도하는 다양한 형태의 부정, 부인, 그리고 무지의 형태를 검토한다. 왜 사람들은 앎/지식에 대한 열정을 갖기보단 외려 무지에 대한 열정을 갖는지, 그리고 이와 같은 무지에 대한 열정으로부터 무엇이 출현하는지 이해할 수 있는 길을 제시한다.

일시: 2016년 6월 8일 수요일 저녁 7시
장소: 서강대학교 다산관 402호

[알림 3]

                     제16차 기본소득지구네트워크 대회                       


사회적 생태적 전환과 기본소득

기본소득, ‘다른 세상은 가능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의 상상력이기도 하죠.
반 파레이스, 추이즈위안 등 기조 발제자들의 면면도 매우 흥미롭습니다.
다음은 행사 소개 글입니다.

◆ 제16차 기본소득지구네트워크 대회 ◆
사회적 생태적 전환과 기본소득

사회적, 생태적 위기가 심화되지만 변화의 희망을 버리지 않는 전 세계의 사회활동가, 정치가, 연구자 들이 모여 우리 시대의 현실적이고 적극적인 대안인 기본소득에 대해 논의합니다. 사회적, 생태적 전환의 매개이자 정의로운 사회의 주춧돌이 될 기본소득을 논의하는 자리에 여러분을 모십니다.
또한 기본소득지구네트워크 대회가 열리는 주에 ‘기본소득 주간’ 행사가 함께 열립니다. 여기에는 기본소득과 함께하는 많은 예술가와 활동가 들이 콘서트, 퍼포먼스, 캠페인을 포함한 다양한 행사를 개최할 것입니다.

● 일시: 2016년 7월 7~9일 목~토요일
● 장소: 서강대학교 다산관
● '기본소득 주간' 행사: 7월 4일~10일
● 기조발제자 소개: http://bien2016.org/kor-keynote-speakers/
● 자세한 내용과 신청은: http://bien2016.org/kor/​​

 

[알림 4]

                    파주에 땅콩문고가 문을 열었습니다.                      

요즘 꿈이 서점 주인이라는 주변 사람들을 자주 봅니다.
그리고 정말 동네에 서점이 생기기 시작했습니다.
파주에 이름도 예쁜 땅콩문고가 문을 열었다기에 소개 글을 부탁했습니다.

땅콩문고는 인문 교양서를 주로 소개판매하는 서점입니다. 보다, 읽다, 배우고 익히다, 쓰고 엮다, 기억하다, 기록하다, 바꾸다, 돌보다, 만들다라는 동사로 범주를 나누어 서가를 채웠습니다. 각 동사별 서가에는 어떤 책들이 채워질지, 서점 지기도 기대하고 있습니다. 많이 방문해 주세요.”

● 주소: 경기도 파주시 꽃아마길 35호 / 영업시간: ~, 오전 10시부터 오후 8시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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