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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질에서 진보의 길을 묻는다
조돈문 지음

정가 : 19,000 원
페이지 : 450 쪽
ISBN-13 : 9788964371060
출간일(예정) : 2009 년 12 월 29 일

2002년 브라질 대통령 선거에서 선반공 출신인 루이스 이나시오 룰라 다 실바, 브라질노동자당 후보가 대통령에 당선되었다. 브라질 노동자당의 집권은, 동구권 붕괴 이후 침체해 있던 전 세계 좌파들로 하여금 새로운 사회주의 모델의 실험에 대한 기대를 부풀게 했다. 1월 23일부터 일주일 동안 브라질 남쪽 뽀르뚜알레그레에서 개최된 세계사회포럼에는 세계 각지에서 20여만 명이 모여들었고, 룰라 정부의 출범을 축하했다. 거리는 환희의 구호들로 가득 찼고, 사람들은 소리를 질러 댔다. “룰라여, 어디 있는가? 당신을 보러 여기 왔다!”(Lula Cadê Você? Eu vim aqui sô para te ver!) 그 무리들 속에는 이 책의 저자인 조돈문 교수도 있었다. 그는 룰라 정부의 새로운 실험이 앞으로 어떤 일을 할 수 있을지에 대한 기대와 궁금증을 품고, 브라질 연구를 시작했다. 2002년부터 포르투갈어를 배우기 시작한 그는 그 후로 매년 브라질을 방문했다.
그러나 좌파들이 기대했던 변혁의 실험은 없었다. 한쪽에서는 룰라가 배신자라고 규탄을 받고 있었다. 저자는 이렇게 말한다. “룰라가 배신자라고 규탄을 받는 가운데서도 나는 실험의 뉴스를 기다리고 있었다. 현실에서 검증된 대안, 그것을 찾을 곳은 다른 어디에서도 보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나로서는 노동자당과 룰라 정부에 거는 기대를 포기할 수 없었다.” 그의 질문은 ‘룰라 정부가 어떤 변혁적 실험을 실시했고, 어떤 도전에 직면하게 되었는가?’에서 ‘왜 룰라 정부가 변혁적 실험을 하지 않았는가?’로 바뀌게 되었다. 연구 결과는 노동자당과 룰라를 위한 ‘과학적(?) 변명’의 모습을 띠기도 했다. 변혁적 실험 자체를 현실화할 수 없게 하는 제약들에 대한 연구는 결코 유쾌한 작업이 아니었지만 그것은 유의미했고, 저자는 그 과정에서 많은 것을 배웠고 값진 실천적 교훈도 얻을 수 있었다고 말한다.
그러나 무엇보다 이 책이 염두에 두고 있는 것은 한국의 노동운동, 한국의 진보정당이다. 저자는 룰라를 배신자라고 규탄하는 데는 큰 관심이 없는 듯하다. 뿐만 아니라 룰라 정부가 변혁적 실험을 왜 하지 않았는지를 ‘변명’하려는 것 같지도 않다. 오히려 그 많은 제약 속에서, 그리고 CUT와의 정치적 갈등과 좌파들의 이탈에도 불구하고, 그가 국민들로부터 70~80%에 달하는 지지와 사랑을 얻을 수 있었던 그 힘이 무엇인지에 관심이 있는 듯하다. 물론 그 관심의 이유는 한국의 노동운동이다.
브라질은 한국과 공통점이 많았다. 군사독재 시기 어용 노조 패권하에서 민주 노조 운동이 시작되어 대안적 조직체를 형성하면서 노동운동은 이중 구조(dual structure)를 형성하게 되었으며, 노동계급은 민주 노조 운동을 구심점으로 계급 형성을 진전시킬 수 있었다. 경제 위기 이후 민주 정부에 의해 신자유주의 공세가 전개되면서 민주 노조 운동은 큰 타격을 받게 되었고, 노동계급의 계급 형성은 정체 혹은 후퇴하는 상황을 맞았다. 하지만 신자유주의 시기를 마감하며 브라질 노동계급은 집권에 성공했지만, 한국에서는 온건 신자유주의 세력이 강경 신자유주의 세력으로 교체되었을 뿐 노동계급의 정치 세력화로 이어지지 못했다. 그리고 지금 한국의 노동계급 정치 세력화는 참담한 수준이 아닌가.
브라질에서 진보의 길을 찾을 수 있을까?

조돈문

서울대학교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연세대학교에서 사회학 석사 학위를, 위스콘신 대학(University of Wisconsin-Madison)에서 사회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박사 과정에서 라틴아메리카 역사를 부전공하며 한국과 멕시코의 노동계급 비교연구로 박사논문을 쓴 이래 중남미 연구를 계속해 왔다. 주요 관심 영역은 사회 양극화와 계급 관계, 비정규직과 노동계급, 대안 체제와 사회운동 등이다.
현재 가톨릭대학교 사회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며, 한국산업노동학회 회장, 비판사회학회 회장, 대안연대회의 운영위원장을 역임했고, 현재 한국라틴아메리카학회 부회장 겸 편집위원장, 민주화를위한전국교수협의회 공동의장, 한국비정규노동센터 대표를 맡고 있다.
저서로는 『노동운동과 신사회운동의 연대』(1996), 『유럽의 노후보장체계와 기업연금』(공저, 1997), 『구조 조정의 정치: 세계 자동차 산업의 합리화와 노동』(공저, 1999), 『한국 사회의 계급론적 이해』(공저, 2003), 『노동계급의 계급 형성: 남한 해방 공간과 멕시코 혁명기의 비교연구』(2004), 『신자유주의 시대 라틴아메리카 시민사회의 대응과 문화변동』(편저, 2005), 『민주노조운동 20년: 쟁점과 과제』(편저, 2008), 『한국 사회, 삼성을 묻는다』(편저, 2008) 등이 있다.

책을 펴내며

제1부 노동운동의 성장과 신자유주의의 도전
1장 노동운동의 역사적 변천과 이중 구조의 형성
2장 신자유주의 경제정책과 노동자 삶의 조건
3장 신자유주의 시기 노동운동의 대응 전략

제2부 자동차 산업과 노사 관계
4장 자동차 산업 구조의 재편과 이중 구조의 재생산
5장 ABC 지역 자동차 산업의 위축과 산업 활성화 시도

제3부 룰라 정부의 계급적 성격
6장 노동자당의 집권과 계급적 기초
7장 룰라 정부 집권 2년의 경제정책과 ‘성공(?)의 덫’
8장 룰라 정부의 사회정책과 계급 정체성
9장 룰라의 2006년 재선과 계급 투표

제4부 평가와 함의
10장 브라질 노동계급과 룰라 정부의 경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