즐겨찾기         로그인 /  회원가입
산업과 도시
조형제 지음

정가 : 15,000 원
페이지 : 320 쪽
ISBN-13 : 9788990106858
출간일(예정) : 2009 년 04 월 20 일

한국 산업도시는 지속적으로 발전 가능한가?

한국은 유례가 없을 정도로 강력한 중앙집권적 사회다. 옛날부터 “말은 낳아 제주로 보내고, 사람은 낳아 서울로 보내야 한다”는 속담이 있을 만큼, 모든 인재와 권력은 중앙으로 집중됐다. 우리처럼 전 인구의 절반 이상이 수도권에 몰려 사는 나라가 싱가포르 같은 도시국가를 제외하면 또 있을까? 동경으로의 ‘일극 집중’을 우려하는 일본의 경우도 인구의 20% 정도가 수도권에 몰려 있을 뿐이다.
지방자치가 부활한 지 20여 년이 다 돼가지만, 실질적 의미의 자율성은 아직 주어지지 않고 있다. 그나마 노무현 참여정부 초기에는 지방분권과 지역 균형 발전을 위한 다양한 실험이 이루어졌었다. 대통령 자신이 “화끈하게 내려 보내드리겠다”고 약속했고 혁신 클러스터, 혁신 도시, 기업 도시 등 다양한 정책들이 추진됐다. 그러나 5~6년이 지난 지금 달라진 것은 무엇인가? 지방이 나름대로의 내생적 혁신 능력을 획득했다고 볼 수 있는가? 수도권 집중이 조금이나마 완화됐다고 볼 수 있는가? 이명박 정부가 들어선 이후에는 오히려 국가 균형 발전을 위한 기존의 정책들이 전면적으로 유보 내지 후퇴하는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이런 추세가 계속된다면, 수도권과 지방 간의 격차는 더욱 확대될 것으로 우려된다.


산업에서 도시로의 전환

이 책은 자동차산업에 대한 필자의 관심이 현대자동차라는 완성차 업체의 울산 공장으로부터 부품 업체들을 포함한 인근 지역 전체로 확대되면서 산업도시에 대한 관심으로 발전하는 과정을 보여 주고 있다.
자동차산업을 중심으로 먹고사는 울산이라는 지역의 현실은 어떠한가? 필자는 울산을 ‘돈 많은 머슴’에 비유한다. 전국 각지에서 자동차 공장과 같은 좋은 일자리를 찾아 모여든 노동자들이 열심히 일해서 오늘날과 같이 잘 살게 됐기 때문이다. 그러나 울산의 경제발전은 국가 경제발전의 과정에서 외생적으로 주어진 것이다. 달리 말하면, 울산은 내생적인 혁신 능력을 갖고 있지 않다. 연구 기관이나 연구개발 인력 비율은 전국에서 꼴찌를 기록하고 있다. 울산은 아직도 ‘파업 도시’ ‘공해 도시’라는 이미지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생태도시’라는 호칭이 어색하게 느껴지는 것이 현실이다.
이런 조건에서 울산을 비롯한 지방 산업도시들의 지속 가능한 발전이란 얼마만큼 가능한 것일까? 산업도시가 내생적 혁신 능력을 확보한다는 것은 도대체 가능한 것일까? 산업공동화가 현실화되는 시점에서 이는 울산뿐 아니라 포항, 구미, 창원 등 대다수 산업도시들의 유사한 고민이기도 하다.
산업도시의 성쇠는 국민경제 전체의 명운을 좌우한다. 선진국의 경우 대표적인 산업도시들의 성공적 재구조화를 통해 국민경제 전체가 다시 살아나게 된 사례도 찾아볼 수 있다. 반면에, 산업도시들이 이미 쇠퇴하면서 국민경제 전체의 경쟁력도 내리막길을 걷게 된 사례를 많이 보게 된다. 이 책은 산업도시들의 지속 가능한 발전이 어떻게 가능한 것인지를 해명하려는 문제의식을 갖고 선진국 산업도시들의 성공과 실패 사례를 살펴본 후, 우리나라 산업도시들의 재구조화를 분석하고자 한다.


산업도시들의 지역 발전을 연구하는 데 유용한 이론적 자원

이 책은 지역발전과 관련된 다양한 이론적 자원들 중에서도 다음과 같은 네 가지 이론을 주로 활용하고자 한다.

첫째, ‘클러스터 이론’은 특정 산업의 발전이 동종 기업과 대학, 지방정부 등 관련 기관이 위치한 특정 지역의 공간적 집적과 혁신적 상호 작용에서 비롯된다고 파악한다(Brenner 2004). 이 이론은 마이클 포터Michael Porter가 경쟁우위론에서 처음으로 제창한 후 지역 발전과 관련된 논의의 지배적 패러다임으로 확산됐다(Porter 1990). 참여정부의 지역 정책도 클러스터 이론에서 비롯된 바 크다.

둘째, ‘지역 혁신 체제 이론’에서는 지역 혁신을 가능케 하는 것으로서 산업 클러스터뿐 아니라 좀 더 넓은 범위의 인프라스트럭처까지를 하나의 체계적 시스템으로 파악한다(Cooke 1998). 이 이론은 유럽 도시들의 경험을 기반으로 발전한 이론으로서 유럽연합의 지역 발전 정책을 뒷받침하고 있다. 클러스터 이론과는 대립적이라기보다 보완적 관계 속에서 지역 발전을 설명하고 있다.

셋째, ‘생산방식 이론’을 지역 발전과 연관시켜 적용하고자 한다. 생산방식이란 특정 제품의 생산을 효율적으로 수행하기 위한 통합적 사회 기술 체계로서, 기술적 요소와 인적 요소의 결합으로 구성된다(Stevens 2008). 생산방식의 변화는 기술적ㆍ조직적 변화뿐 아니라 지역 차원의 공간적ㆍ영역적 변화를 수반한다. 경제활동은 이제 개별 기업의 단위를 넘어 초기업적ㆍ공공적 영역까지 포괄하기 때문이다. 지역 차원의 공간적 경제활동은 다시 개별 기업의 경쟁우위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 외부 경제 효과를 나타낸다. 이런 입장은 자연스럽게 클러스터 이론으로 연결된다.
주지하는 바와 같이 클러스터 이론이나 지역 혁신 체제 이론은 지역 단위의 경제발전을 혁신 능력에 초점을 맞춰 역동적으로 설명하는 장점을 갖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지나치게 경쟁력에 초점을 맞춘 나머지 지역 내의 다른 가치들을 간과할 뿐 아니라 지역 간의 불균형 발전을 조장한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이용숙 2003). 이 책에서는 이런 비판을 고려해 이들 이론이 지나치게 기능론적으로 수용되는 것을 극복하기 위해 지역 거버넌스 이론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고자 한다.

넷째, ‘지역 거버넌스 이론’에서는 지역 발전을 추진하는 주체로서 지방정부와 경제사회 주체들 간의 협력적 통치, 즉 지역 거버넌스를 상정한다(Rhodes 1997). 이 이론은 종래와 같이 기득권을 지닌 성장연합에만 국한되지 않고 다양한 혁신 주체들 간의 네트워킹을 통해 지역 거버넌스가 어떻게 형성되는가에 관심을 갖는다. 지역 거버넌스 이론은 클러스터 이론이나 지역 혁신 체제 이론의 상부구조적 위상을 차지한다고 할 수 있다. 즉, 행위 주체 간의 세력 관계, 즉 이해관계의 조정 양식을 통해 지역 발전을 조명하는 것이다. 그중에서도 이 이론은 지역 내에서 경제사회 주체들 간의 사회적 합의 형성에 주목한다.

이 책은 이상의 네 가지 이론을 서구적 맥락을 사상한 채 무매개적으로 적용하는 것이 아니라, 한국 산업도시들의 지역 현실을 분석하기 위한 분석 틀로서 재구성해 주체적으로 활용하고자 한다.

조형제

서울대학교 대학원 사회학과를 졸업하고 “한국 자동차산업의 생산방식에 관한 연구”로 박사 학위를 받았다. 자동차산업 연구를 통해 한국 사회를 근저에서 변화시킨 경제성장의 원동력을 사회과학적으로 해명하고자 했다. 이후 계속된 철강‧반도체‧IT 산업 등에 관한 연구는 이와 같은 관심의 연장선상에서 이루어졌다고 할 수 있다. 울산대학교에 부임한 이후로는 산업에 대한 관심이 지역‧공간에 대한 관심으로 확대되어, 지역의 내생적 혁신 역량을 어떻게 구축할 것인가 하는 문제의식을 갖고 산업의 공간적 집적으로서의 클러스터, 이를 뒷받침하는 지역 혁신 체제 등을 연구해 왔다. 이 책은 지난 10여 년간 진행한 지역연구의 결산으로서 선진 산업도시의 혁신, 국내 산업도시의 재구조화, 지역발전의 주체적 측면인 거버넌스 등에 관한 연구 성과를 담고 있다.
현재 울산대학교 사회과학부 교수로 재직 중이다.

저서로는 『한국 자동차산업의 전략적 선택』(1993), 『한국적 생산방식은 가능한가』(2005), 『대안적 생산체제와 노사관계』(공저, 2001), 『한반도 경제론』(공저, 2007) 등이 있다.

제1부 선진 산업도시의 혁신


1장 지역 혁신과 산업도시의 재구조화 : 미국 피츠버그
1. 머리말
2. 분석 틀 : 구조와 행위
3. 산업구조의 변화
4. 지역 혁신의 두 전략 : 성장과 보존
5. 지역 혁신의 전개 : 민관 협력
6. 지역 혁신의 결과 : 성과와 한계
7. 맺음말

2장 지역 재구조화와 거버넌스 : 미국 피츠버그와 디트로이트
1. 머리말
2. 비교 연구의 분석 틀
3. 산업과 인종, 그리고 정치 공간
4. 거버넌스와 지역 재구조화
5. 지역 재구조화의 사회적 결과
6. 맺음말

3장 자동차 도시의 생산방식과 거버넌스 혁신 : 독일 슈투트가르트와 이탈리아 토리노
1. 머리말
2. 수직적 통합에서 수직적 분산으로의 생산방식 변동과 거버넌스
3. 슈투트가르트와 토리노의 사례 비교 : 자동차산업을 중심으로
4. 맺음말 : 두 사례의 비교 종합


제2부 산업도시의 재구조화

4장 네 도시 이야기 : 대구ㆍ부산ㆍ인천ㆍ울산의 지역 재구조화
1. 머리말
2. 지역 재구조화의 유형
3. 지역 재구조화의 비교 분석
4. 맺음말

5장 지역 발전 모델의 모색 : 울산 오토밸리
1. 머리말
2. 울산 지역 경제와 오토밸리 사업
3. 지역 거버넌스의 현황
4. 전환의 계기
5. 새로운 지역 발전의 모델
6. 맺음말

6장 자동차 부품 업체의 연구개발 입지 변화 : ‘지리적 근접성’의 명제는 타당한가?
1. 머리말
2. 완성차 업체의 제품개발 과정과 울산 지역
3. 부품 업체의 연구개발 입지 변화
4. 울산 지역산업정책의 전개
5. 맺음말


제3부 지역 거버넌스와 사회적 합의

7장 울산ㆍ부산 지역 거버넌스의 비교
1. 머리말
2. 분석 틀
3. 참여정부의 지역 발전 정책
4. 부산 지역 거버넌스
5. 울산 지역 거버넌스
6. 비교
7. 맺음말

8장 ‘사회적 합의’ 모델의 가능성 탐색 : 울산 건설플랜트 파업 사례
1. 머리말
2. ‘사회적 합의’ 모델과 사회자본
3. 건설플랜트산업과 울산
4. 노사 갈등 I : 2005년 사회적 합의의 성립
5. 노사 갈등 II : 2006년 개별 교섭을 통한 단체협약
6. 사회적 합의와 단체교섭
7. 맺음말

9장 대기업의 사회적 책임과 지역공동체 : 현대자동차 사례
1. 머리말
2. 기업의 사회적 책임 : 이상과 현실
3. 현대자동차의 사회적 책임
4. 맺음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