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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이키키 브라더스를 위하여
이대근 지음

정가 : 13,000 원
페이지 : 288 쪽
ISBN-13 : 9788990106759
출간일(예정) : 2009 년 01 월 23 일

❶ 가난한 자를 위한 한국 정치론
어떤 언론이든 그 수준 내지 실력은 정치 현상을 어떻게 다루느냐에 달려 있다고 생각한다. 이 책의 저자 이대근은 경향신문에서 정치 관련 글을 써 왔다. 이 책은 그가 신문의 지면에 발표해 온 정치 칼럼을 선별하고, 여기에 오늘의 한국 정치에 대한 그의 긴 육성을 합해서 편집한, 명실상부하게 한국의 기자가 쓴 한국 정치론이다.
정치에 대해 말할 때 가장 중요한 문제는, 사회 어느 집단이 처한 현실을 중심에 두고 볼 것인가 하는 데 있다고 생각한다. 정치에 관한 글이란 불편부당하게 객관적으로 쓸 수 있는 것이 아니다. 결국은 누구를 대표할 것인가 라는 질문과 씨름하면서 자신의 관점을 세우고 설명의 보편성을 추구하지 않으면 안 된다.
이 책의 제목이기도 한 <와이키키 브라더스>. 잘 알다시피 임순례 감독이 만들었고 많은 사람들이 가슴 아파하면서 본 영화다. 이대근은 와이키키 브라더스를 우리 사회에서 꿈을 잃고 방황하는 가난한 이들을 의미하는 ‘시대의 대명사’로 불러냈다. 그러면서 그는 이젠 희망을 가질 수 없게 된 우리 사회 보통의 인간들에게 정치는 어떤 것이어야 하는가라는 가장 중요한 문제를 생각하게 했다. 정치를 고상하게 다루지 않는 것, 돈에 쫓기고 사람에 상처받는 일상을 살아야만 하는 평범한 인간들이 소망하는 것을 두고 정치에 대해 말하는 것, 그의 글이 갖는 진정한 힘은 거기에 있다.
가난한 보통의 인간들이 소외받지 않는 정치, 정치가 이들에게 희망을 줄 수 있는 사회, 그게 보통의 우리 인간들이 살아가는 세상의 이치가 되어야 한다고 본다. 그런 정치가 없기에 현실에 대한 그의 비판은 늘 강렬할 수밖에 없다.

❷ 관계에 휘둘리지 않는 권력 비판
누구든 현실 정치에 관한 글을 쓰다 보면 대상이 되는 사람과의 인연이나 관계에 영향을 받게 된다. 유보 없이 쓰는 게 보통 어려운 일이 아니다. 사람 얼굴이 떠오르는 순간, 주저거리게 되고 결국 타협적인 진술이 되는 경우가 보통이다. 정치가가 가진 비전이나 내용 때문이 아니라 서로 ‘친구’이기 때문에 지지한다거나 혹은 우정을 위해 본래 가졌던 입장을 버린다면, 그건 분명 한국 정치를 엘리트들의 동창회로 만드는 일이 될 것이다. 그러나 이대근은 아무리 친구가 좋아도 차가운 절제가 필요할 때는 꼭 그렇게 해야 한다는 것을 늘 강조한다.
민주노동당 등 진보 세력에 대해서도 마찬가지였다. 민주노동당의 헤게모니 세력인 자주파가 자기 보스들과 대리인을 내세워 시대에 뒤떨어진 낡은 가치를 당에 요구하고, 정파 보스들은 차기 총선의 비례대표를 따내는 투쟁에 몰입하고 있다고 비판한다. “진보당이라면 서민들이 지금 겪는 고통을 자기 가슴으로 느끼고, 그들의 고민을 자기 고민으로 받아들임으로써 그들과 공명할 줄 알아야 한다. 다른 공상에 빠져 있는 가짜 진보당에 서민이 흥미를 느낄 것 같은가.”진보든 개혁이든 평범한 보통 인간들의 기준에서 일탈한다면 패배해야 마땅하다는 것, 그것이 민주주의라는 것을 그만큼 일관되게 말하는 사람도 드물다.

❸ 문학 같은 한국 정치론
그의 글에는 문학적 풍자가 많다. 권력에 대한 가장 날카로운 비판은 풍자라는 말을 많이 하지만, 과도한 은유는 문제의 실제를 애매하고 모호하게 만든다. 이대근의 글은 다르다. 오히려 정치 비판이 좋은 문학작품 같다는 사실이 오히려 신기하기만 하다. 그는 또 한국 정치의 가장 잘못된 습속은 뭔가 큰 거 한 방을 노리는 식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노무현 전 대통령이 한번은 ‘대연정하자’ 하고 다른 한번은 ‘원 포인트 개헌하자’면서 판을 흔들려 했을 때 그는 노무현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그에게는 ‘비단뱀 이야기’가 더 어울린다. 얼마 전 미국 국립공원의 어떤 비단뱀이 자기 몸집만한 악어를 삼키다 배 터져 죽은 일말이다. 시야가 넓은 것은 좋다. 그러나 ‘큰 놈’만 노리면 불행해질 수 있다. 진정한 달팽이라면 비단뱀 흉내를 내면 안 된다.” 뭔가 안 풀리면 이합집산하고 당명부터 바꾸려는 게 한국 정당들의 습관 내지는 고질병이라 할 수 있는데, 그는 이렇게 쓴 적이 있다. “합당하고 당명 변경해서 과거를 다 털어 버리고 새처럼 훨훨 날아가는 것은 꿈일 뿐이다. 열린우리당, 한나라당, 민주당. 다 자기 이름을 지켜야 할 이유가 있다. 한나라당. 좋은 이름이다. 바꾸지 않아도 된다.” 분노를 해학으로 만들 줄 아는 것은 분명 실력이다. 해학은 자신을 핍박하는 체제를 야유하는 보통 인간들의 언어다. 그런 평범한 일상의 언어가 날카로운 정치 비판의 무기가 될 수 있다는 것, 이대근의 글은 그걸 보여 주고 있다.

❹ 삶을 희생시키는 꿈의 공허함
그는 기회가 있을 때마다 말한다. “우리 모두 집으로 돌아가야 한다. 꿈과 환상이 있는 즐거운 극장이 아닌, 현실로 돌아가야 한다.” 우리가 할 일은 “자기 원칙과 노선, 정책을 견지하며 외롭더라도 꼿꼿하게 앞으로 나아가는 것이다. 그런 비장함이 죽은 열정을 살려 태풍을 몰고 올 수 있다.”
“일상적 실천” “작은 실천”은 그가 자주 쓰는 표현의 하나다. “꿈은 공허한 상상을 통해서가 아니라 작은 실천을 통해” 실현된다는 것을 그는 늘 강조한다. 일상에서는 가족과 동료들에게 무책임한 존재로 살면서 일거의 사회변혁을 꿈꾸는 진보파들에게 이대근의 생각은 성이 차지 않을지 모르나, 그게 현실이고 받아들이지 않으면 안 되는 태도라고 생각한다. 급진과 진보를 말하는 것으로 자신의 도덕적 우월함을 내세우는 것은 기실 현실의 보수성을 공고하게 만드는 데 기여하기 쉽다. 왜냐하면 실제의 삶에서 일상적으로 뒷받침되지 않는 말은 공언일 수밖에 없고, 그때의 일상을 지배하는 것은 체제의 힘이기 때문이다.
상황에 따라 기회주의적으로 유동하지 않고 일관된 원칙으로 꾸준히 해나가는 것의 가치를 그는 권정생에 대한 조사(2007년 5월 24일)에서 잘 말해 주고 있다. 권정생. 영정으로 쓸 사진 한 장 남기지 않고 떠났고, 교회 종치기를 사명으로 알았으며, 평생 살아온 5평짜리 흙담집에 살았고, ‘나를 기념하지 말라’며 나이 일흔이 남긴 흔적을 이 세상에서 말끔히 지워 버리려 했다. 하지만 그가 아무것도 남긴 것이 없이 사라졌다고 생각하면 틀렸다. 그가 죽어서도 위협적인 존재일 수 있는 이유를 이대근은 이렇게 썼다. “가난하고 늙고 병든 아동문학가를 이 사회에서 전혀 위험하지 않다고 생각했다면 잘못이다. 버림받고, 병들고 가난한 자가 세상과 잘 어울린다는 것 자체가 기만이다. 그는 매우 위험하고 불온한 사상가였고, 반역자였으며 혁명이 사라진 시대의 혁명가였다. ‘위대한 부정의 정신’의 소유자였다. …… 지지배배 짖던 작은 새가 숲 속으로 날아가듯 그는 그렇게 가 버렸다. 가장 치열하게 싸운 전사에게만 돌아가는 휴식이다.” 얼마 전 국방부는 권정생의    󰡔우리들의 하나님󰡕이라는 책을 불온서적으로 지정해 물의를 빚은 적이 있다. 이 일은 죽어서도 세상을 위협하는 불온한 사상가로 남을 것이라는 이대근의 예언을 상기시키고도 남는다.
정치란 기본적으로 열정의 덩어리다. 아무리 차가워지려 해도 당파적 판단이 앞서고, 찬반의 의사를 표출하고자 하는 불같은 기운을 억제하기 어렵다. 그래서 정치 비판의 글에는 ‘그렇게 하면 시민이 분노한다’라는 식의 문법이 자주 등장한다. 그러나 그 얼마나 무망한가. 지금과 같은 정치 현실에 지치고, 곧 현 체제의 파국과 함께 뭔가 새로운 세상이 열릴 것 같이 말하는 종말론이 우리를 더 피곤하게 만들 때, 이 책은 그 진가를 발휘할 것이라 본다. 정치 비판도 이대근처럼 쓰면 삶의 위안이 될 수 있다.

❺ 좋은 정치에 대한 강렬한 기대
이대근은 정치를 이렇게 정의한다. “정치란 잠시라도 한눈팔면, 무너지는 매우 허약한 것이다. …… 정치는 관심과 비판, 욕망과 억제, 격려와 감시의 씨줄과 날줄로 교직되어 서로를 경계하는 팽팽한 긴장 속에서 작동하는 그런 체계다.” 지금 그런 정치의 체제가 지금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있다. 야당은 전혀 대안이 되지 못하고 있으며, 진보정당은 형체조차 느낄 수가 없게 되었다. 그래도 그는 이렇게 말한다. “분명히 하자. 문제는 ‘정치’가 아니라 ‘정치 부재’에 있다. …… 우리는 지금 정치라고 부를 수도 없는 정치에 벌써 지쳤다. 그래도 정치를 버리면 안 된다.” 정치 부재, 그것이 만들어 낼 수밖에 없는 비극적 결과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견제되지 않는 국가권력과 시민의 직접적 마주침인가. “자기의 욕구와 이익을 대변할 정당을 잃은 이들은 권력과 직접 마주하는 수밖에 없다. 물론 그들은 의사당에서 만나지 않을 것이다. 아스팔트. 다시 거리의 정치인가.” 그렇게 그는 지난해의 촛불 집회를 예고했다.
한국 정치에 희망은 있는가? 그가 정치인들에게 바라는 바는 실천할 수 없는 어떤 가혹한 요구가 아니다. “작은 일이라도 달팽이처럼 한눈팔지 않고 참을성 있게 눈앞에 닥친 일을 풀어 가는 것”이고, 스스로 내걸고 약속한 대로 꾸준히 실천하고 진보면 진보답게 보수면 보수답게 일관된 원칙과 대의에 따라 나아갔으면 하는 것이다. 꾸준하고 일관된 것, 늘 상대와 자신을 돌아보며 과욕하지 말고 자신의 길을 뚜벅뚜벅 가는 것 그는 늘 그것을 말한다. 그는 어떤 파격적인 해결을 원하지 않는다. 뭔가 대통합을 하고 개헌을 해서라도 정치의 문제를 한 방에 해결할 수 있다는 생각을 인정하지 않았다. 민주주의를 한다면 그 원리에 맞게 해야 한다는 소박한 주장이 그가 말하는 전부라고 봐도 크게 틀리지 않다.

이대근은 경향신문에서 꼬박 24년을 기자로 살았다. 지금은 정치‧국제 에디터(부국장)를 맡고 있는 그는 격주로 <이대근 칼럼>을 쓰고 있다.
그의 글은 한국 정치의 여러 부분을 포괄한다. 대통령의 통치행위에 대한 매서운 비판은 잘 알려져 있다. 정당과 정치 엘리트들의 선택이 어떻게 시민들의 기대와 엇갈렸는지에 대한 분석도 날카롭다. 한미 관계, 한일 관계 등 외교정책, 그의 전공인 북한과 남북 관계에 대한 글은 그만의 색깔을 갖고 있다. 그러나 여기에 그친다면 그의 글을 챙겨 읽고자 하는 열의를 계속 갖기는 어려울 것이다. 그의 글이 깊은 인상을 남기는 이유는 인간과 정치에 대해 그가 갖는 자세에서 비롯되는 바 크다.

서문: 한국 정치와 신문 그리고 기자

 

1부 사람
라면값 걱정하는 부자들 / 와이키키 브라더스 / 권정생, 그의 반역은 끝났는가 / 김지하, 황석영, 손학규 / 누가 ‘노무현 죽이기’를 하나 / 이명박 대통령의 여섯 가지 실수 / 누가 이명박 대통령의 발목을 잡고 있나 / 부시 “이명박은 최고의 지도자” / 이명박 성공의 조건 / 이명박의 ‘국가 정체성’을 묻는다 / 제3의 길, 자주파, 그리고 가짜들 / 여전한 이건희, 돌아온 이회창 / 노무현과 김정일 / 노무현 대통령에게 권하는 동화 / 이건희, 정몽구, 박용성과 올리가르히 / 바보 / 노무현보다 못한 정동영 / 그는 한국 대통령이 아니다 / 걸핏하면 “못하겠다” 툭하면 “내놓겠다” 푸념하는 대통령

 

2부 정치
전국노래자랑 / 말 / 질주하는 18퍼센트 / 정권 교체인가, 영혼 교체인가 / 정권 교체를 위하여 / 54퍼센트가 말하는 것 / 100만 개 촛불, 거리의 의회 / 일본과 싸우는 우리의 부끄러움 / 지금 버리고 조직하고 발언하라 / 민노당은 진보적인가 / 정치를 위한 변명 / 호헌 운동을 제창함 / 노무현의 롤러코스터 정치 / 대연정, 개헌, 달팽이의 꿈 / 이명박 미스터리 / FTA로 미국처럼 된다는 판타지 / 불안한 세상, 평온한 민주당 / 신당, 그 무덤에 아무도 초대 말라 / 낡은 장롱 속의 신당 / 反열린우리당 대연합을 구축하라 / 노무현 정권에는 정치가 없다 / 개헌 제안 ‘시기’가 정략이다 / ‘호모루덴스’ 한나라당 / 주막당 / 한국 언론은 죽었는가 / 군대, 신문, 그리고 인터넷

 

3부 평화
나는 왜 기독교인이 아닌가 / 미국과의 갈등을 두려워 말라 / 한반도 비핵화는 사기였나 / 한반도와 괴물 / 남북정상회담을 비판하는 법 / 힐의 평양 가는 길 / 북한 군부에 대한 오래된 오해 / 갑을 관계에 갇힌 대북 정책 / 김정일 위원장과 차 한잔 / 북한은 왜 미사일을 쏘았는가 / 포용정책은 유죄인가 / 안보는 정치 무기가 아니다 / 북한은 절대 핵 포기 안 할까

 

4부 한국 정치에 대한 긴 대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