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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득과 비판
강철웅 지음

정가 : 23,000 원
페이지 : 480 쪽
ISBN-13 : 9788964372487
출간일(예정) : 2016 년 05 월 09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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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대방의 진지함은 익살로,

익살은 진지함으로 허물라

고르기아스

 

- 늘날 인문학은 무엇이며, 철학하기의 즐거움은 어디에 있는가

- 시인과 철학자들, 이 두 이야기꾼 사이의 3백여 년 동안 펼쳐지는 설득과 비판의 이야기 경합

- 단편적이고 연대기적인 초기 철학사 해설을 넘어선, 현재화된 인문학으로서의 철학사 해석을 만난다.

 

헤라클레이토스는 자기를 키우는 로고스가 인간 자신이고 철학이고 인문학이라고 말했다. 인문학은 이렇듯 자기 이야기를 소중히 하고 키워 가는 활동이다. 자기 이야기가 곧 자기이고, 인문학이다.

철학은 즐기는 일이다. 진리가 우리를 즐겁게 하기보다 즐김이 우리를 진리케 한다. 즐김의 세상은 진리의 세상과 다르다. 뭐가 진리인지, 누가 진리를 갖고 있는지 강박하거나 강요하지 않는다. 철학은 그렇게 즐기면서 의미를 기다리는 거다. 자기 이야기를 절대화하기보다 잠정적인 것으로 제출하면서 의미 있기를, 의미 있게 봐 주기를 기다리는 거다.

 

 

‘초기 희랍 철학의 담론 전통’

이 책은 서양의 철학 담론 전통이 어떻게 시작해 어떤 모습으로 정착했고, 또 그렇게 되기까지 어떤 과정을 겪었는가를 살피고 있다.

우리에게는 흔히, ‘소크라테스 이전 철학’으로 알려져 있는 이 시기, 다시 말해 ‘철학의 탄생기’에 대한 기존의 논의들은 ‘소크라테스’를 중심으로, 그 이전 시기의 철학자들, 그리고 또 그 이전 시기의 시인들이라는 구도 아래에서, 호메로스, 헤시오도스 등의 시인과 탈레스로부터 데모크리토스 등과 같은 철학자들 사이의 차이점과 단절, 그리고 또 다시 이들 철학자들과 소크라테스 철학 사이의 차이점과 단절을 중심으로 논의가 전개된다. 이와 같이  ‘소크라테스 이전 철학’이라는 표현은 처음 출발부터 소크라테스와 그의 철학을 이전 철학 전통과의 단절이라는 입장에서 바라보고 있다. 하지만 이는 탐구 대상에 대한 판단과 평가를 미리부터 단정하고 있는 것으로, 이 책은 좀 더 중립적인 입장에서, ‘초기 희랍 철학’이라는 용어를 사용함으로써, 이런 편견으로부터 거리를 두고 있다. 나아가, 이를 통해, 흔히 소크라테스 이전 철학으로 명명되는 초기 희랍 철학의 담론 전통이 어떻게 탄생했으며, 그것이 이후 소크라테스에게 어떻게 영향을 미치고, 또 다시 계승점과 단절점을 만들어 내는지를 좀 더 세세하고 명확하게 살피며, 또한 이런 자연철학의 여명기에 등장한 소피스트들과 소크라테스 사이의 관계는 어떠했는지를, 과연 이들을 소크라테스 이전 철학으로 명명할 수 있는지 등의 문제를 살핀다.


무엇보다, 이 책은 ‘설득과 비판’이 철학 담론 전통을 포괄하고 관통하는 핵심 요인이라는 작업가설을 기조로 삼아, 초기 철학자들이 기성의 문화적 권위와 어떻게 긴장을 이루며 특유의 담론 전통을 개척해 갔는지를 추적하고 조명한다. 여기서, ‘설득과 비판’은 이 책에서 중요하게 다루고 있는 파르메니데스가 인상적으로 사용한 바 있는 표현으로, 먼저 설득이란 담론적 상호작용을 주고받는 두 당사자 사이에서 이야기를 제공하는 사람이 이야기를 통해 듣는 사람에게 자기주장이나 입론을 뒷받침하는 믿을 만한 근거를 제시하는 일이다. 반면, 비판은 이야기를 제공받는 사람이 그 이야기가 담고 있는 주장이나 입론이 제대로 된 근거에 의해 지지되고 있는지, 그래서 자신도 그 주장이나 입론을 받아들일 만한지 판가름하는 일을 가리킨다. 훗날, 플라톤은 로고스(합리적 설명의 근거)를 주고받는 일, 즉 대화를 철학 담론의 핵심 사항으로 강조하게 되는데, 이는 이 책이 탐색하는 ‘설득과 비판’의 전통을 이어받아 발전시킨 것이라 할 수 있다.


설득과 비판을 기조로, 이 책은 두 가지 수준에서 전개되는 대화를 기반으로 전개되는데, 한편으로는 최초의 철학자들이 이미 자리를 잡아 권위와 영향력을 누리고 있는 시인들이나 작가들과 문화적 주도권을 놓고 경쟁하면서 의식적으로든 무의식적으로든 자기 정체성과 차별성 내지 존재 의의를 내외에 천명하고 각인시켜 가는 ‘외적 대화’가 이뤄지고 있다.
다른 한편으로는, 그렇게 형성되어 가는 과정 가운데 있는 신생 문화 전통의 내부에서 부단한 사변적 탐색과 상호 비판을 통해 각 철학자나 학파가 자기 존재감을 드러내며 그 전통을 공고히 해 나가는 ‘내적 대화’가 펼쳐지는 과정이 있다.

서울대 철학과를 졸업하고 플라톤 인식론 연구로 석사 학위를, 파르메니데스 단편 연구로 박사 학위를 받았으며, 하버드대 철학과에서 박사논문 연구를, 케임브리지대 고전학부에서 기원전 1세기 아카데미 철학을 주제로 박사 후 연수를 수행했다. 우리말 플라톤 전집을 발간하는 정암학당의 창립 멤버이며, 케임브리지대 클레어홀의 종신 멤버다. 현재 강릉원주대 철학과 교수로 있다.

주 연구 분야는 서양 고대 철학이며, 파르메니데스에서 소크라테스를 거쳐 플라톤으로 철학 담론이 발전 및 수용되는 과정에 주목해 왔다. 최근에는 그런 일련의 철학 담론 전통을 관통하는 정신이 이분법과 배타성을 넘어서는 진지한 유희의 아곤(콘테스트) 정신이라는 통찰을 확인해 가는 중이며, 그 정신을 잘 계승하는 소피스트-소크라테스 전통을 재조명하여 우리 담론 문화의 혁신으로 이어 가는 데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번역서로 <소크라테스 이전 철학자들의 단편 선집>(공동 편역)과 플라톤의 <소크라테스의 변명>, <뤼시스>, <향연>, <편지들>(공역), 존 던의 <민주주의의 수수께끼>(공역) 등이 있고, 저서로 <서양고대철학 1>(공저)이 있다.

2016년 현재 풀브라이트 학자로 보스턴 칼리지 철학과에서 파르메니데스 철학의 소피스트적 수용에 관한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플라톤 <법률> 공역이 출간 예정이며, 대우학술재단의 지원을 받아 <소크라테스 이전 철학자들의 단편 선집>의 후속판에 해당하는 <소피스트 단편 선집> 역주 작업을 진행 중이다. 당분간 서양 고대 지성사를 이해하는 데 있어서 합리적 철학 대 비합리적 수사학이라는 이분법적 관점이 갖는 한계와 대안 모색에 집중할 계획이다. 특히 플라톤과 소피스트들에게서 설득과 민주주의라는 주제가 어떻게 다루어지고 있는지를 출발점으로 삼아 탐색을 진행할 예정이다. (이메일: cukang@gwnu.ac.kr)

머리말: 설득과 비판, 그 진지한 유희

제1부 시인들의 신화 담론과 초기 철학 담론

제1장 신화와 상상: 철학 이전 시인들의 담론 전통
1. 호메로스의 신과 세상 이야기
2. 헤시오도스의 신과 우주 생성 이야기
3. 신화에서 철학으로?
4. 호메로스 서사시에서 양상 개념

제2장 자연의 발견: 파르메니데스 이전의 초기 철학 담론 전통
1. 자연의 발견과 우주론 담론 전통의 시작: 밀레토스학파
2. 형상의 발견과 신비적 전통: 피타고라스와 피타고라스학파
3. 신의 발견과 우주론 혁신: 크세노파네스
4. 영혼의 발견과 자기반성성: 헤라클레이토스


제2부 파르메니데스의 철학 담론

제3장 이중적 길 이야기: 담론의 세 부분 간의 유기적 연관과 통일성
1. 문턱 지킴이 디케에 대한 설득: 서시 여행 묘사에서 다이몬과 디케
2. 올바름과 필연: 진리편의 판가름과 표지 논변에서 디케와 아낭케
3. 우주적 질서와 섞임: 의견편 우주 이야기에서 아낭케와 다이몬
4. 길 이야기에서 신성 이미지의 역할: 신성 지시어 등장 구절 분석

제4장 전통과의 만남과 새로운 모색: 철학사적 맥락 속의 파르메니데스 담론
1. 계시와 설득: 시와 철학의 만남
2. 설득과 진리: 적절함과 필연
3. 의견과 그럴듯함: ‘자연에 관한’ 이야기들과 인식론적 비판
4. 에포스-뮈토스/로고스: 메타 담론적 반성과 설득


제3부 파르메니데스의 유산

제5장 비판적 계승: 파르메니데스 이후 자연철학 담론
1. 하나의 있는 것: 2세대 엘레아주의
2. 여럿과 섞임: 다원론
3. 없는 것이 있다: 원자론
4. 파르메니데스 이후 담론의 향방: 변증술과 수사학

제6장 소크라테스 이전과 이후?: 자연철학의 경계와 파르메니데스적 유산
1. 자연철학의 끝: 디오게네스와 아르켈라오스
2. 새로운 담론 전통의 시작: 소피스트들
3. …임과 …로 보임: 소피스트 전통과 소크라테스
4. 안틸로기아: 파르메니데스적-소피스트적 담론 전통

맺음말: 즐김의 세상을 꿈꾸며
감사의 말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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