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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헌법과 민주주의(개정판)
로버트 달 지음 / 박상훈, 박수형 옮김

정가 : 17,000 원
페이지 : 344 쪽
ISBN-13 : 9788964372463
출간일(예정) : 2016 년 03 월 31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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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존하는 가장 영향력 있는 정치학자의 한 사람인 로버트 달은 이 책을 통해 “미국의 헌정체제는 과연 민주적인가?” 하는 매우 도발적인 문제를 제기한다. 질문이 암시하듯 달은 미국 헌법에 기초를 두고 있는 오늘날의 미국 정치체제에 대해 매우 비판적이다. 이 책의 한국어판 서문을 쓴 최장집 교수가 표현했듯, 달은 “체제비판자적인 자세로” 자신의 나라의 헌정체제와 마주서고 있는 것이다.

 

미국의 헌정체제가 “입헌정체(立憲政體)”라는 말로 한국에 소개된 지는 120년이 넘었다. 아직 군주제였던 당시 『한성순보』와 『독립신문』이 미국의 헌정체제와 민주주의를 소개했을 때만 해도 그것은 아마 조선사회 미래의 모델 중 하나였을 것이다. 『한성순보』의 “구미입헌정체(歐美立憲政體)”(1984년), “민주주의 각국의 장정 및 공회당에 대한 해석”(1984) 등등의 기사, 독립신문의 미국 인민의 권리론 연속”(1904) 등은 대표적인 예이다. 이후 일제로부터의 해방과 근대 민족국가의 수립을 앞둔 당시 다시 미국 모델은 최장집 교수가 자주 말하는 “조숙한 민주주의”를 상징하는 것이기도 했다. 그로부터 다시 50여 년이 지난 오늘의 한국 사회에서 미국의 헌정체제를 비판적인 관점에서 재해석하게 되었다는 것은 다소 흥분되는 일이다. 그만큼 한국 민주주의가 심화, 발전된 것일까? 아니면 지난 두 번의 대통령선거에서 보듯, 미국 민주주의의 한계에 대한 미국 지식인들의 위기의식이 그만큼 커진 것일까?

미국의 헌법 그리고 그에 기초하여 만들어졌고 지금까지 지속되고 있는 미국의 독특한 정치체제는 분명 세계 최초의 위대한 민주적 실험의 결과였다. 하지만 그것은 그 나름의 시대적 한계로 인해, 그리고 그 이후 미국의 안팎에서 제기된 민주적 요구에도 불구하고 변화되지 않았던 몇 가지 핵심적 요소들로 인해, 오늘날에는 그 어떤 나라도 모방할 수 없는 “낡은 모델”이 되어 버렸다. 미국의 헌정체제와 민주주의는 이제 세계의 웃음거리가 되는 우스꽝스러운 정치의 한 예로 전락하고 있는 것이 보다 현실에 가깝다. 왜 그렇게 되었을까? 이 책은 미국 정치가 안고 있는 근본문제를 미국의 헌정체제가 만들어졌던 그 기원으로부터 설명하면서, 미국이 더 이상 ‘민주주의의 제3세계’가 되지 않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할 것인가를 묻고 있다.

우선 달은 미국의 헌정체제를 현대 민주주의를 정초한 하나의 모델로 이해하는 기존의 통념에 대해 그것은 미국인들의 “착각(illusion)”일 뿐이라고 말한다. 선진민주주의 국가로 분류되는 22개 국가 가운데 미국식 헌정체제를 채택하고 있는 나라는 단 한 나라도 없다. 그가 보기에 미국 모델은 “일반적이지 않을 뿐 아니라 비슷한 사례를 찾기 어려울 만큼 독특한 것”이다(3장). 미국식 헌정체제의 성과 또한 달이 보기엔 매우 비관적이다. 1) 체제로서의 안정성, 2) 시민권의 보호, 3) 민주적 공정성, 4) 민주적 합의형성, 5) 정부의 유능함의 비교항목에서 달은 미국 민주주의 모델이 다른 헌정체제 모델에 대해서 갖는 비교우위는 없다고 잘라 말한다. 따라서 “미국의 복잡한 헌정체제는 다른 나라로 수출하기에 적절하지 않”으며 따라서 “미국인들이 신생민주주의 국가들의 결정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경우에도, 미국은 이들 나라에 자신의 헌정체제를 강요하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한다(5장).

달이 미국의 헌정체제가 갖고 있는 특이하고 비민주적인 요소로 꼽는 것에는 사실 미국 정치체제의 근간들이 다 포함된다. 대표적으로 연방제, 양원제, 사법부의 법률심사권, 상원의 불평등 대표, 대통령 선거인단, 양당제를 만들어내는 다수대표 선거제도, 헌법수정을 어렵게 하는 조항 등이 그것이다. 아마 이러한 헌정적 요소 내지 제도들의 대부분은 그간 한국 사회에서 대체로 긍정적으로 인식되었거나 혹은 무비판적으로 수용되었었다는 점에서, 이 책을 통해 보여주고 있는 로버트 달의 비판적 분석은 충격적일 만큼 래디컬하다. 미국 헌정체제에 대한 대표적인 학자인 브라운 대학의 고든 우드(Gordon Wood)가 이 책에 대해 미국 헌법의 비민주적 특성에 대한 “devastating(융단폭격식의 파괴적인)”한 비판이라고 평을 했을 정도이다. 이 책을 둘러싼 평가가 아래와 같이 극단적으로 갈리는 것을 보아도, 이 책의 도발성을 짐작하고 남는다.

달은 서두에서 자기 책의 목적은 “헌법을 바꾸자”에 있는 것이 아니라 “헌법을 이해하는 방법을 바꾸자”에 있다고 말하고 있다. 달이 미국 헌법을 비판하면서도, 그러나 헌법을 더 좋게 만드는 것에서 대안을 찾지는 않는다. 달은 정치의 역할과 영역에 대한 헌법의 개입을 최소화하길 바라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달은 민주주의를 극대화하는 방향에서 대안을 찾는 것이지 미국 헌법이 문제가 있다고 해서 헌법에 민주적인 내용을 더 많이 담아야 한다고 말하지 않는다. 그가 우려하는 것은 미국 헌법에 대한 자신의 비판이 “헌법을 바꿔 민주적 내용으로 채우려는 열정”으로 이어질지도 모른다는 것이다.

근본적으로 달은 사회에 대한 헌법의 개입이 최소화되기를 바라는 정치이론가, 즉 헌정주의자가 아니라 민주주의자이다. 따라서 그는 사회구성원이 보다 정치적 평등의 조건을 향유하게 됨으로써, 한 사회의 여러 문제들이 민주정치의 영역에서 다뤄지고 개선되기를 희망한다. 이 책의 결론이 “개헌”을 주장하는 것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정치적 평등의 진작”과 “헌법의 제한된 역할”로 끝나는 것도 이 때문이다. 달의 다음과 같은 경고도 주목할 만하다. “보다 민주적인 질서를 성취하고자 한다면, 헌법을 개정하는 것보다 민주주의에 호의적인 조건을 유지, 향상시키는 일이 훨씬 더 많은 성과를 낳을 것이다.” 

 

저자 로버트 달(2015~2014)
1915년 미국 아이오와 주에서 태어나, 알래스카에서 어린 시절을 보냈다. 1940년 예일대학교에서 “사회주의 프로그램과 민주정치 사이의 양립 가능성”이라는 주제로 박사 학위를 받았다. 1946년부터 예일대학교에서 민주주의 연구에 매진하면서 수많은 저서를 집필했다.

대표 저작으로는 『누가 통치하는가?』(1961), 『폴리아키』(1971), 『다원민주주의의 딜레마』(1982), 『경제 민주주의 서설』(1985), 『민주주의와 그 비판자들』(1989), 『미국 헌법은 얼마나 민주적인가?』(2001) 등이 있다.

 

역자 박상훈 

정치발전소 학교장
고려대학교 정치학 박사
『정당의 발견』(2015), 『정치의 발견』(2015), 『만들어진 현실』(2013), 『니콜로 마키아벨리, 군주론』(번역, 2014), 『막스 베버, 소명으로서의 정치』(번역, 2011) 외 다수

 

박수형

고려대학교 정치학 박사
“반부패 정치 개혁의 가정과 결과”(2016)
“대통령 후보 선출 제도 변화 연구”(2014)
“국민 경선제는 왜 민주주의 정치에 기여하지 못하는가”(2013)
『절반의 인민주권』(공역, 2008) 외 다수

 

 

 


감사의 글 9

1장 서론: 근본적인 질문들 11
2장 헌법 입안자들이 알 수 없었던 것 19
3장 미국 헌법이 모델이라는 미국인들의 착각 61
4장 대통령 선출의 문제 99
5장 미국 헌정 체계는 얼마나 좋은 성과를 만들어 내고 있는가? 121
6장 좀 더 민주적인 헌법을 위하여 153
7장 좀 더 민주적인 헌법의 실현 가능성에 대한 고찰 175
8장 또 다른 고찰: 불문헌법을 개정하는 문제 193

한국어판 해설┃민주주의와 헌정주의: 미국과 한국 _최장집 217

부록1 용어 해설: 민주정과 공화정 290
부록2 표와 그림 294
부록3 미국 주요 정당의 역사 301
부록4 미국 헌법 전문과 수정 헌법 302

역자 후기 337
찾아보기 34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