즐겨찾기         로그인 /  회원가입
달리는 기차에서 본 세계
박흥수 지음

정가 : 20,000 원
페이지 : 480 쪽
ISBN-13 : 9788964372425
출간일(예정) : 2015 년 12 월 16 일
 
관련 카테고리


이 책은 20년 동안 직접 기차를 운전하고 있는 현직 철도 기관사이며, 철도 사고, 철도 파업 등 관련 이슈가 제기될 때마다 문제점과 대안을 제시해 온 사회공공연구원 철도정책 객원연구위원이자, 이른바 (3대 덕후 중 하나라는) ‘철도 덕후’로 잘 알려진 박흥수 기관사의 두 번째 책이다.


1. 철도가 있는 역사, 근대를 관통하는 철도 이야기
이 책은 철도가 있는 역사, 특히 근대를 관통하는 철도 이야기다. 철도가 근대의 발명품인 만큼 철도의 역사는 곧 근대의 역사이기도 하다. 철도는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 한 곳에서 살아야 했던 평범한 사람들을 미지의 땅, 가능성의 땅으로 데려다 주었지만, 수많은 유대인들을 아우슈비츠 입구까지 실어 나르기도 했다. 값싼 노동을 이역만리에 공급했고, 소모품처럼 병사들을 끊임없이 전장에 투입했다. 이 책은 철도의 역사를 통해 이 같은 근대의 양면성, 비극과 희망의 수많은 장면들을 보여 준다. 몇 장면만 살펴보자.

철도의 종주국 영국에서 초기 철도 공사의 주역은, 대기근으로 이주해 온 아일랜드 이민자들이었다. 영국은 아일랜드 대기근을 ‘하나님의 심판’이라며 외면했지만, 그 하나님의 심판 덕에 영국의 철도는 쭉쭉 뻗어 나갔다. 19세기 중엽, 이미 영국 철도 길이의 세 배를 넘어선 미국에서는 동부에 철도망이 생기자 사람들은 서부 끝까지 도달하는 대륙횡단철도를 꿈꾸었다. 그러나 대륙 횡단을 위해서는 구름을 뚫고 서 있는 시에라네바다 산맥을 넘어야 했다. 중장비가 없던 시절 화강암 협곡에서 목숨과 바꿔 철도를 놓은 사람들은 열의 아홉이 중국인이었다. 아일랜드 노동자들도 도망갔다는 이 구간에서, 중국인들은 폭파 사고로 목숨을 잃었고 눈사태로 생매장되는 일도 비일비재했다. 만리장성의 미국판이었다. 당시 인간 취급도 받지 못했던 중국인들이 미국에서 시민으로 인정받게 되기까지는 정말 비싼 대가를 치러야 했던 것이다.

동아시아로 돌아와, 일본은 영국이 철도 부설권 획득을 통해 일본을 밀고 들어갔듯이, 경인선, 경부선, 경의선 부설과 함께 조선을 장악했다. 이토 히로부미는 1905년 도쿄를 출발해, 일본이 (조선인들을 가혹하게) 동원해 부설한 경부선 열차를 타고 서울에 도착, 고종을 만나 을사늑약을 밀어붙였다. 이후에는 경부선과 경의선이 부설되고 압록강 철교를 넘어 남만주철도(만철)와 동청 철도가 일본에 장악되자 도쿄에서 유럽행 열차표를 끊는 일이 가능해졌다. 조선에 종단 철도를 부설하고 만주의 철도를 장악해 대륙으로 진출하려는 일본의 꿈이 실현된 것이다. 이 시절이 일본 우파들에게 마음의 고향, 황금시대인 이유다. 누군가에게는 침략과 수탈과 눈물의 시대가 누군가에게는 노스탤지어와 황금시대인 셈이다.
그래서 박흥수 기관사는 이렇게 말한다.

“철도는 인류의 노스탤지어다. 그것도 쓰라린 추억으로 축적된 시공간이었으며 끔찍한 트라우마를 남긴 거인이었다. 하지만 우리는 알고 있다. 철도는 의지 없는 존재이자 도구에 불과하다는 것을. 또한 우리는 이 거인의 어깨를 타고 여행을 계속해야 한다는 사실도 알고 있다. 모든 드라마가 그렇듯이 이제 철도의 2막은 새로운 반전을 준비해야 한다. 식민지 침탈과 전쟁의 도구였던 철도가 소통과 연대의 도구로 변신하는 것이다. 세계 곳곳에서 일어나는 적대적 갈등을 불식시키고 더 가난한 나라와 사람들에게 희망을 나르는 착한 거인이 되는 것이다. 그 출발점이 서울과 평양, 신의주를 잇는 노선이 되었으면 하는 것이 나의 간절한 바람이다. 서울역에서 런던행과 파리행 열차표를 끊으며 미소 지을 수 있었으면 더할 나위가 없겠다.”
 

 


박흥수
나는 철도 기관사다. 20년 전 철도 공무원 시험에 응실할 때부터 운전직을 지원했다. 철도 공무원직에도 여러 분야가 있었지만 거대한 철마의 맨 앞에 앉아 너른 산야를 달리고 싶었다. 그러나 철도 기관사라는 직업은 불규칙한 생활을 숙명적으로 감수해야 한다. 한밤중에도, 새벽에도, 대낮에도 출퇴근을 한다. 남들이 열심히 일하고 있는 시간인 대낮에 퇴근할 때면 이곳저곳을 정처 없이 걸으며 상상하는 것을 즐긴다. 그리고 종종 한적한 시립 도서관의 구석 자리를 차지하고는 두서없이 책을 읽는다. 그럴 때면 이상하게도 철도와 관련된 책을 제일 먼저 집어 든다. 때로는 철도와 아무 상관이 없는 책에서조차 철도와의 연관성을 찾아내는데, 일종의 병이라고 할 수 있지만 ‘덕후’를 알리바이 삼고 있다. ‘기-승-전-철도’의 생활이 쌓이다 보니 간절히 철도에 대해 말하고 싶어졌다. 조금 더 미친다면 도서관 입구에서 만나는 아무라도 잡고 “혹시 철‘도’를 아십니까?”라고 접근할지도 모른다. 내게 있어 ‘도에 이르는 길’은 열차를 타는 것이다. 이렇게 넘쳤던 이야기를 이제 책으로 엮어 내게 되었는데 이것은 정말이지 꿈같은 일이다. 나의 꿈에 탑승하실 분은 얼른 승강장으로 오시길 바란다. 이번 여행의 목적지는 철도가 탄생한 근대이다.

 


프롤로그|어릴 적 영등포 기차역의 풍경

1부 철도의 기원을 찾아서
5천 년 전 피라미드 도로의 비밀
고대 그리스인의 철도 디올코스라인과 중세 오스트리아의 라이스추크 철도
로마의 위대한 길, 아피아 가도

2부 영국, 철도의 시대가 시작되다
증기기관차의 탄생
철도의 대성공과 운하의 몰락
세계 최초의 기관차 경주 대회: 디킨스와 마르크스의 가상 중계
난장판이 된 리버풀-맨체스터 철도 개통식
“조화할 수 있는 곳에서는 경쟁하지 않는다.”: 철도와 투기 열풍
아일랜드 이민자들, 영국을 철도의 나라로 만들다
영국 노동당의 탄생: 철도 파업과 손해배상 소송
프랑스혁명과 철도, 그리고 오르세 역

3부 철도가 바꾼 것들
철도가 바꾼 근대의 풍경
19세기 인상파 화가들의 예술혼을 깨우다: 화가들의 눈에 비친 철도
시간의 탄생
근대 문명과 조우한 인류의 숙명: 대형 참사

4부 대륙횡단철도와 아메리칸드림
철도 전문 변호사 링컨, 대륙횡단철도를 꿈꾸다
두 개의 전쟁: 남북전쟁과 대륙횡단철도 건설
철도, 남북전쟁의 승패를 가르다
만리장성을 쌓은 중국인, 철도로 시에라네바다를 넘다
열차의 기적 소리가 커질 때마다 아메리카 원주민들이 사라졌다
동쪽에서 온 기차와 서쪽에서 온 기차가 입을 맞추다: 대륙횡단철도의 완공
조선인 유길준, 미국 대륙 횡단 열차를 타다
미국 철도의 쇠퇴에서 공공성을 생각하다

5부 철도, 제국의 무기가 되다
철도, 일본의 문을 열다
일본의 근대화와 메이지유신
“조선을 차지하려면 철도를 장악해야 한다”
일본의 영광은 군대와 철도를 타고
경인 철도 부설권 챙탈전과 조선 최초의 철도 개통식
슬픈 기적 소리와 함께 시작된 조선 종단 철도: 경부선
경의선 철도 건설과 백성들의 눈물
러일전쟁과 러시아혁명
이토 히로부미, 경부선을 타고 대한제국을 접수하다
만주, 한·중·일의 ‘욕망’이 담긴 곳
만주의 삼두마차: 만철, 관동군, 만주국

6부 전쟁과 철도
참호, 독가스, 철조망, 기관총, 그리고 철도: 제1차 세계대전
죽음이라는 ‘행정 업무’, 기차가 가능케 했다: 제2차 세계대전
철도를 파괴한 레지스탕스: 노르망디 상륙작전

7부 해방의 함성과 한국전쟁의 포화 속에서
해방, 그리고 철도 파업
한국전쟁의 포화 속에서

에필로그|자전거를 품은 열차

후주
참고문헌 


철도가 바꿔놓은 근대의 풍경 (한겨레)
세계 표준시가 만들어진 것이 철도 때문이라고? (부산일보)
‘철도 덕후’를 위한 제대로 된 기차 이야기 (프레시안)
[저자 인터뷰]철도 창에 비친 근대사 쓴 현직 기관사 박흥수씨 (한국일보)
[저자 인터뷰]“철도가 달려온 길은 근대의 길, 고통의 길” (국민일보)
[저자 인터뷰]기관사 일이 할수록 즐거워 쉽게 쓴 ‘철도 세계사 여행’ (경향신문) 
[저자 인터뷰]시베리아 철도 여행기 (박흥수 기관사) (CBS 정관용의 시사자키)
[저자 인터뷰]박흥수 기관사의 유라시아 기차 횡단기 (노유진의 정치카페 테라스)
[저자 인터뷰] ‘덕후 기관사’ 박흥수 “서울역에서 런던행 기차표 끊는 날 오면...” (인터파크 북DB)
[북토크 현장] 20년 외길 기관사, 기차 타고 세계사를 뚫다 (프레시안)

[영상] 달리는 기차에서 본 세계 (북파인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