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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질 사람들
호베르뚜 다마따 지음 / 임두빈 옮김

정가 : 12,000 원
페이지 : 152 쪽
ISBN-13 : 9788964372401
출간일(예정) : 2015 년 11 월 30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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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우리는 브라질에 대해, 브라질 사람들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을까?
브라질은 세계에서 다섯 번째로 영토가 크고 인구가 많은 나라이자 라틴아메리카에서 유일하게 포르투갈어를 사용하는 공간이다. 브라질은 과거로부터 끊임없이 ‘미래의 대국’으로 불려왔듯이 성장 잠재력만으로 항상 우등생이었다. 우리는 그동안 라틴아메리카 역내 거인국으로서의 브라질의 중요성과 무게감을 인정하면서 제대로 볼 수 있는 기회조차 없었다. 세계가 글로벌화가 되면서 이전보다 거리감은 확실하게 줄었다. 한국-브라질 간 경제협력의 증가로 물적 교류뿐만 아니라 인적교류도 기하급수적으로 늘었다. 인터넷에 브라질을 입력하면 숱한 기사들과 자료들이 쏟아져 나온다. 그러나 애석하게도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브라질은 아직까지 삼바 카니발과 축구, 아마존 밀림의 나라다. 이런 현상은 우리나라 일반 국민들뿐만 아니라 라틴아메리카를 연구하는 학자들에게도 나타난다.

저자 호베르뚜 다마따는 이 책의 1장에서부터 ‘소문자 브라질’과 ‘대문자 브라질’의 개념적인 구분을 강조하고 나선 것처럼, 우리나라에서 브라질은 단수의 브라질이 아닌 복수의 브라질 중의 하나에 불과했다. 우리가 예전부터 지금까지 브라질을 보는 주요 시각은 공시적이고 현상적인 정치 변화와 경제지표, 카니발과 축구 등 이슈와 이벤트 중심의 브라질이었다. 따라서 그 이면에 깔려 있는 브라질이라는 공간과 사람들에게 대한 심층적이고 전문적인 연구가 부재해 왔다. 그러다 보니, 현재의 이슈를 다루면서도 그 면면에서 과거를 거쳐 미래로 흐르는 인과 관계를 읽을 수 없었다. 그런 중요한 이유 중의 하나를 들자면, 국가나 기업들의 경우, 해외 지역을 바라보는 관점 자체가 당장의 시장성, 투자 적합지로 경도되어 지나치게 단기적인 시각에 갇혀 있기 때문이었다. 반면, 일반 대중들은 언론 매체에 간헐적으로 제시되는 브라질에 대한 일률적이고 판에 박힌 이미지만을 접하고 떠올리기 때문이다. 이런 시각들 속에서, 브라질은 거대한 시장으로서의 브라질, 자원 강국, 삼바의 나라, 아마존의 나라, 펠레의 나라로밖에 인식되지 못하는 것이다.

극단적으로 말해서 불과 얼마 전까지 우리나라에 브라질은 없었다. 우리가 보고 싶어 하는 브라질. 즉 월드컵 통산 다섯 번 우승국 브라질, 삼바 카니발의 브라질, 룰라 대통령의 브라질 등 키워드로 대표되는 브라질들만이 존재했다. 하지만 당연히 브라질은 존재했고 존재하고 앞으로도 존재할 것이다. 우리에게 있어 영토의 크기, 인구수, 국민총생산 등 성스럽고 진지하며 법적인 것에서 비롯된 ‘대문자 브라질’이 좀 더 일반적이라는 점은 인정하지만, 다마따는 이 책에서 다른 관점들과 질문들을 통해 다른 차원의 ‘대문자 브라질’을 이 책에서 보여 준다. 다마따는 이 책에서 전적으로 공식적인 시각만을 전달하거나, 대부분의 서점에서 찾아볼 수 있고 국정교과서와 같이 천편일률적으로 재생산해 내는 수준의 사회・역사적 지식에 대해서는 더 이상 다루지 않는다. 대신 전적으로 브라질 국민들과 그들의 일상적인 것들로 이루어진 ‘소문자 브라질’을 다룬다. 말하자면, 저자는 공식적인 경제 통계나 교과서 속에 들어 있는 브라질에 대해서가 아니라, 브라질 사람들이 가지는 생각의 문법을 담은 나침판을 찾아내고, 이를 독자들에게 제시하고 있는 셈이다.

브라질은 다마따가 강조하듯이 브라질이 아닌 브라질들인 것이다. 더 나아가서 그 복수의 브라질들이 이차원상의 프린트물이나 모니터 상에서 표시되는 ‘개인’(indivíduo)들의 합이 아닌 ‘사람’(pessoa)을 중심으로 읽는 노력이 필요하다. 이 책의 저자 다마따의 주장도 그런 안타까움을 극복하고자 하는 노력의 선상에 있다. 미국에서 유학 생활 및 교수 활동을 한 다마따는 외부 세계에서 브라질을 비교적 단순하게 평가하는 경향에 자극을 받았을 것이다. 그는 브라질 사회 스스로 역시 복잡하고 아직 형성 중인 자신의 정체성을 고민하는 노력 역시 부재하다는 생각에 대한 반발로 브라질을 읽어 내고 공유하고자 애를 쓴다. 1장에서 그런 고민의 흔적이 절절히 묻어 나온다. 그가 아직까지 일간지에 정기적으로 칼럼을 쓰는 이유도 같은 맥락에 있다. 전문가가 지닌 지식의 사회 환원 차원에서 브라질하면 외부 사람들이 흔히 떠올리는 카니발, 커피, 축구, 성적으로 문란한 나라 같은 스테레오 타입을 분석 대상으로 삼는다.

이제 우리나라에서도 거시 담론들, 근대화론을 바탕을 둔 외형상의 성과 중심의 연구나 담론들이 무시해 온 것들, 즉 의식, 경험, 사유와 같은 좀 더 근원적인 것을 통해 브라질 사회와 사람들을 이해할 필요가 대두되고 있다. 현재 브라질에 대거 진출해 있는 우리나라 대기업과 중소기업들, 여행자들이 부딪히는 혼란과 낯설음 역시 복수의 브라질이 가지는 미스터리에 기인한다. 언어 소통의 어려움 이외에도 한국 사람으로는 이해가 되지 않는 그들만의 생각의 문법, 그들만의 독특한 문화를 이해하지 못하는 한 이런 미스터리와 의문은 풀리지 않을 것이다. 이 책은 바로, 그 독특한 브라질 사람들의 언어, 문화, 의례, 삶의 방식에 대한 이해의 첫 출발점이라 할 수 있다.


2. 브라질의 일상 문화를 통해 브라질 사람의 정체성을 재확인하다
이 책은 브라질 문화와 다른 문화를 비교하는 방식보다는 브라질이 두드러지게 지닌 문화적 기표들의 기저에 숨어 있는 특징들을 강조하고, 브라질 일상 문화 내에서 표상되는 기능들을 설명하고 있다. 민족 정체성을 다루는 연구들이 주로 스펙터클하고 공식적인 부분들에 주목하는 경향이 강하고, 항상 일상에서 경험하는 일상 영역을 경시해 온 것이 사실이다. 일상이란 옷감을 구성하는 씨줄과 날줄 그 존재는 공기처럼 존재감을 느끼기 힘든 부분이다.

실제로 목차를 들여다보면 바로 알아챌 수 있듯이 이 책은 브라질 문화와 다른 문화를 비교하는 방식보다는 브라질에 두드러지게 나타나는 문화적 기표들의 기저에 숨어 있는 특징들을 끄집어내고 브라질 일상 문화 내에서 표상되는 기능들을 설명하는 데 주력한다. 저자 다마따는 5장에서 “역사는 흔히 ‘전통’이나 ‘문화’로 불리는 사회적 기억들을 만들어 준다. 이 사회적 기억들은 일상적이고 관습적인 것들과 위기, 사고나 기적 같은 비일상적인 것들이 번갈아 발생하는 순간을 통해 생기는 것이다.” 다시 말해서, 다마따는 대부분의 인류학적 연구 방법론이 보여 준 유럽 중심 사관과 이분법적 사고를 바탕으로 브라질과 브라질 사람들의 문화를 분석하는 종래의 접근 방식에서 탈피해 다소 도발적인 에세이 형식을 통해 일상 속에서 벌어지는 브라질 사람들의 삶을 비일상적인 것과 비교해서 다루는 방식을 택하고 있다. 브라질 정체성이라는 문제를 학문의 틀을 빌린 외부의 시각보다 실제의 삶에서 뽑아내는 내재적 시각을 분석의 출발점으로 삼고 과학적 담론을 차용하기 보다는 일상어로 풀어 주는 것이다. 다만 일상어로 푼다고 해서 이해하기가 마냥 쉬운 글은 아니다.

스키드모어(T. Skidmore)가 브라질을 보는 외부의 시각의 대표자라면, 다마따는 스스로의 속살을 들여다보는 방식을 취하고 있다. 따라서 그의 표현대로 ‘집’ 안에 있는 브라질 사람이 아닌 ‘집’ 밖의 ‘거리’에 있는 우리 외국인의 입장에서 이 책의 독해는 만만치 않다. 전술한 바와 같이, 이 책을 통해 브라질 문화를 바라보는 다마따의 시각은 연구자를 객관화하는 전지적 관점으로 브라질의 지나간 흔적과 오늘을 보는 게 아니라, 지금 현재의 브라질이 안고 있는 공시태를 브라질인의 내재적 시각을 통해 스스로의 정체성을 탐색한다.

이 책이 출판되던 당시에는 다마따의 연구 방법론 자체가 새로운 시도였기에 브라질에서 조차 대부분의 학자로부터 외면당했고 독자들을 당혹스럽게 만들기도 했다고 한다. 사실 이 책은 제목부터 범상치 않다. 원제에 두 개의 브라질이 존재한다. 하나는 소문자 브라질(brasil)로, 다른 하나는 대문자 브라질(Brasil)로 시작된다. ‘소문자 브라질’은 브라질의 국명의 기원이 된 나무와 같은 그 어떤 무생물적인 것으로 비유하고, ‘대문자 브라질’이 가리키는 것은 민족, 국가, 문화, 영토, 가치들의 합, 즉 브라질이 지닌 근원적인 정체성을 의미한다. 그리고 이 두 개의 브라질은 본문에 등장하는 ‘사람’(pessoa)과 ‘개인’(indivíduo), ‘집’(casa)와 ‘거리’(rua)와도 연결된다. 이처럼 이 책은 소문자로 시작하는 브라질과 대문자로 시작하는 브라질이 갖는 차이로부터 화두를 꺼낸다. 유일신이 모든 장소에 있거나 혹은 아예 존재하지 않는 것처럼, 대문자 브라질은 이미 알려진 부분과 미스터리한 부분을 동시에 지닌다. 다마따는 소문자 브라질은 인간적인 가능성에서 주어진 것이지만 대문자 브라질은 보편적인 가능성들(존재 양식, 브라질 특유의 ‘제이칭뉴’jeitinho)의 조합으로 탄생하는 것이라고 본문에서 강조한다. 다마따는 “사람들뿐만 아니라 각각의 사회도 자신들만의 스타일들, 일을 만들어 가는 자신들의 방식들에 의해 정의된다. 이게 바로 사회적 정체성의 문제이다”고 정의한다. 다마따가 얘기하는 ‘브라질성’(brasilidade)이란 현실을 구성하고 인지하는 데 브라질이 가진 개별적인 방식, 스타일, 자신만의 ‘일리’를 가리킨다. [이솝우화의 <개미와 베짱이> 이야기에서는 개미에 칭찬을 베짱이에게 벌을 내렸지만, 브라질 제이칭뉴로 해석하면 개미가 흥이 나게 열심히 일을 할 수 있도록 즐거운 연주를 제공한 베짱이에게 오히려 공을 돌려야 한다는 논리가 형성된다.]
그리고 “내가 어떤 존재라는 것을 어떻게 아는가?” “민족 정체성은 어떻게 형성되는가?” “일단의 사람 무리가 어떻게 브라질 사람이 되는가” 등이 바로 다마따가 책을 통해 제기하는 질문들로 계속적으로 그 해답을 찾아가야 할 부분이라는 말을 남기고 있다. 2005년에 이 책의 후속으로 발간된 『브라질이란 무엇인가?』(O que é Brasil?)에서 그 해답을 조금 찾아볼 수 있을 것이다. 이 책에서 다마따는 브라질에 대한 자신의 분석이나 기준을 강요하지 않는다. 스스로의 정체성에 대해 자국민, 즉 브라질 사람들의 관심을 최소한이나마 끌어내고 문제의식을 추동하는 데 있다. 결국 이 책에서 찾고자 하는 것은 상기에 밝힌 대문자와 소문자로 쓰인 두 ‘브라질’ 사이에 존재하는 실제 관계가 무엇인지, 브라질 사람들이 ‘조국’이라고 부르는 실체가 과연 무엇인지를 독자뿐만 아니라 저자 스스로도 계속 탐구해가는 흥미로운 여정이라고 볼 수 있다.  

 

 

 

 

지은이: 호베르뚜 다마따(Roberto DaMatta)
1936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니떼로이에서 태어난 호베르뚜 다마따는 브라질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인류학자 가운데 한 사람으로 꼽히며, 일반화의 오류나 고정관념을 뛰어넘는 방식으로 브라질의 정체성을 탐구하는 학자로 알려져 있다.
하버드대학교에서 사회인류학으로 석사와 박사 학위를 받았고,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연방대학교(UFRJ)와 플루미넨시연방대학교(UFF) 국립박물관에서 교수로 지냈으며, 미국 노터데임대학교 사회인류학과 학과장을 역임했다.
주요 저서로는 Carnavais Malandros e Heróis(1979), O Que é o Brasil?(2005) 등이 있다.

옮긴이: 임두빈
부산외국어대학교 포르투갈어과를 졸업하고, 한국외국어대학교 대학원 포르투갈어과에서 석사 학위를, 브라질 상파울루주립대학교(UNESP)에서 포르투갈어 응용언어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현재는 부산외국어대학교 중남미지역원 HK교수로 있다. 주요 역서로 『포르토벨로의 마녀』(2007), 『브라질 사람과 소통하기』(2011), 『라틴아메리카 문제와 전망』(2012, 공역) 등이 있으며, 주요 논문으로는 “일상에서 교환되는 브라질 제이칭뉴의 사회문화적 기능에 대한 고찰”(2010), “브라질의 언어와 민족 정체성”(2011), “브라질의 일상 대중적 문화소의 근원에 대한 연구”(2012) 등이 있다.

 

 



01 정체성의 문제 9
02 집, 거리, 노동 23
03 인종 관계에 대한 환상 39
04 음식과 여자에 관해서 55
05 카니발, 또는 극장과 쾌락으로서의 세상 75
06 질서의 축제들 91
07 사회적 항해 방식: 말란드라젱과 제이칭뉴 105
08 신을 향한 여정 119
맺는말 133

일러스트레이터 소개 138
옮긴이 후기 139
빠우-브라질 총서 발간에 부쳐 143

 


<빠우-브라질 총서> 근간 목록

미래의 나라, 브라질┃스테판 츠바이크 지음, 김창민 옮김
브라질의 뿌리┃세르지우 부아르끼 지 올란다 지음, 김정아 옮김
떠오르는 브라질: 변화의 스토리┃레리 로터 지음, 곽재성 옮김
브라질 경제: 성장과 발전┃워너 베어 지음, 김형주 옮김
브라질 경제발전사┃세우수 푸르따두 지음, 권기수, 김용재 옮김
주인과 노예┃지우베르뚜 프레이리 지음, 임소라 옮김
파벨라: 또 다른 리우데자네이루에 대한 40년간의 기록┃재니스 펄먼 지음, 김희순 옮김
브라질의 음악: 삼바, 보사노바, 그리고 MPB┃크리스 맥고완, 히까르두 뻬샤냐 지음, 최해성 옮김
식인의 형이상학: 탈구조주의 인류학의 흐름들┃에두아르두 비베이루스 지 까스뜨루 지음, 박대승, 박수경 옮김
• 순서와 제목은 바뀔 수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