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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산, 그 놀라운 역사
티나 캐시디 저 / 최세문, 정윤선, 주지수, 최영은, 가문희 역

정가 : 20,000 원
페이지 : 512 쪽
ISBN-13 : 9788964372364
출간일(예정) : 2015 년 10 월 05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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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출산, 그 놀라운 역사
오늘날 한국의 산모들은 출산이 임박해지면, 자가용이나 택시를 이용해 병원에 도착한다. 제왕절개가 아니라면, 대부분의 산모들은 오랜 시간 동안 병원 침대에 누워 산통을 겪으며, 어느 순간 무통 주사를 맞는다. 경우에 따라, 진통 시간이 길어지면, 옥시토신과 같은 분만 유도제를 맞고, 관장, 제모, 회음절개로 이어지는 굴욕 삼종 세트를 거친 다음에야 출산을 마친다. 많은 산모들이 경험하는 한국에서의 출산 방식이다. 병원마다 운영하는 산전 수업에서 라마즈 분만법을 배우고, 아로마 향기 요법과 마사지, 체조 등을 배우긴 하지만, 일반적으로 병원에서 이루어지는 출산 방식에서 큰 차이는 없다. 간혹, 어느 유명인의 수중 분만과 같은 자연주의 출산 방법에 대한 기사가 뜨고, 누구누구는 관장도, 제모도, 회음절개도 하지 않았다는 이야기를 간혹 듣지만, 아직은 나와는 거리가 먼 이야기이거나, 비용면에서 선택하기 어려운 경우가 일쑤다. 괜한 유난을 떠는 것으로 비치지 않을까 싶기도 하다. 가장 보편적인 것이, 가장 안전한 것이라는 믿음에, 비록 수치스럽고 굴욕적이긴 하지만, 이 또한 대부분의 산모들이 겪는 관행이라니 받아들이기로 한다. 어느 드라마에 대사에 나오듯, 환자는 부끄러워할 필요가 없다고 하지 않던가.
하지만 시야를 조금만 넓혀 보면, 우리에게는 낯선 풍경이 펼쳐진다. 오늘 한국인들의 99퍼센트는 병원에서 출산을 한다. 1970년대 중후반만 하더라도, 한국 산모의 75퍼센트가 가정에서 출산을 했던 것에 비추어 보면, 매우 커다란 변화라 할 수 있다. 산업화와 더불어, 국민 의료보험 체계의 정착, 의학 기술의 발전에 비추어 보면, 한편으로는 자연스러운 변화라고 말하는 사람들도 있다. 그렇지만, 네덜란드에서는 여전히 전체 출산의 30퍼센트 가량이 가정에서 이루어지고 있다. 나아가, 출산의 절반 이상을 조산사가 주도한다. 그럼에도 네덜란드의 모성 사망률은 출산 10만 명당 16명으로 미국의 17명보다 낮다. 이 같은 통계는 미국에서도 나타난다. 미국에서 조산사가 출산을 도왔던 여성들이 의사 주도로 출산을 한 여성들에 비해 제왕절개 비율이 낮았고, 유도 분만, 회음절개와 같은 의학적 개입을 거의 하지 않았으며, 영아 사망률도 낮았다. 게다가, 1970년대 이전 미국에서도 유행했던, 관장, 제모, 회음절개의 관행 역시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오늘날 거의 시행되지 않는다고 한다. 우리에게 익숙한 관행과 풍경이, 다른 나라, 다른 문화권에서는 특이한 일이거나, 과거의 일이 된 것이다. 어떻게 이런 상황이 발생하게 된 것일까? 왜 나라마다 출산 방식과 관행이 다르고, 산모를 대하는 모습에 차이가 나타나게 된 것일까? 왜 한국에서는 아직까지도 굴욕 삼종 세트가 버젓이 관행으로 자리 잡고 있는 것일까?

『출산, 그 놀라운 역사』는 제목 그대로 인류가 어떻게 태어났는가에 대한 놀라운 역사를 담고 있다. 직립보행을 하게 되면서 어떻게 인간이 혼자서는 출산을 할 수 없는 영장류가 되었는지, 출산을 돕는 이가 어떻게 여성에서 남성으로 변해 왔는지, 오두막, 집에서부터 병원, 출산 센터 등등에 이르기까지 출산 장소는 어떻게 변해 왔는지, 왜 우리는 오늘날 분만 침대에 누워 출산을 하게 되었는지, 도대체 산모를 침대에 눕게 만든 사람은 누구였는지, 산부인과 의사들이 초기에 어떻게 산욕열을 전파시켰고, 그로 인해 얼마나 많은 산모들이 사망하게 되었는지, 왜 산파들은 마녀로 몰려 화형을 당했는지, 왜 어떤 여성은 바다에서 출산을 했는지 등등 출산을 둘러싼 인류의 오랜 역사와 풍경이 펼쳐진다. 그렇다고 아주 먼 옛날의 역사와 풍경만을 담고 있는 것은 아니다. 이 책은 오늘날 한국에서도 최신 출산 방법으로 알려져 있는, 르봐이예 분만법, 브래들리 분만법, 수중 분만, 최면 요법, 둘라의 등장 등에 이르기 다양한 대안적 분만법이 어떤 맥락에서 등장했으며, 어떤 유행을 거쳤고, 어떤 문제점들이 있었는지 또한 어떻게 새로운 방식으로 대체되고 변화해 왔는지 역시 생생히 잘 보여 준다. 나아가, 여성의 산통을 둘러싼 종교적, 정치적, 문화적 논란을 비롯해, 의학과 여성운동 진영, 정부와 조산사들의 다양한 갈등과 입법의 변화 역시 살펴볼 수 있다. 말하자면, ??출산, 그 놀라운 역사??는 우리가, 그리고 우리의 조상들이 이 세상에 어떻게 나오게 되었는지를 보여 주는, 때로는 먹먹하고, 때로는 놀라우며, 때로는 끔찍하기도 한 이야기라 할 수 있다.

 

2. 완벽한 출산은 가능한가?
그렇다고, 이 책이 완벽한 출산 방법이 무엇인지에 대해 알려주는 것은 아니다. 나아가 자연주의 출산이 언제나 옳은 것이며, 정답이라고도 말하지 않는다. 특정 분만 방식을 강조하고, 그 장점만 집중적으로 부각하는 정보들은 이미 많기 때문이다. 오히려 문제는 우리가 다양한 대안과 다양한 선택지들을 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와 같은 대안들을 적극적으로 고려하고, 그 가운데 자신에게 맞는 출산 방식을 선택할 수 없다는 사실이다. 이는 한 사회가 출산을 바라보는 방식 맟 이를 뒷받침하는 사회적, 제도적, 문화적 여건과 밀접한 관련을 맺고 있기 때문이다. 예컨대, 이 책 본문에서도 지적되고 있듯이, 많은 산모들이 자연 출산을 원한다 할지라도, 조산원이나 출산 센터, 조산사에 대한 교육은 물론이고, 의료보험 체계가 어떻게 구축되어 있는지 등과 같이 사회적, 제도적, 문화적 여건이 갖춰지지 않는 한, 산모들이 선택할 수 있는 대안들은 지극히 적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사실 ‘완벽한 출산’이란 말은 완벽주의에 중독된 사회구조에서 비롯된 관념이라고도 할 수 있다. 이 책의 저자인 티나 역시 마찬가지다. 그녀 역시 첫 아이의 출산을 준비하면서, 당시에 유행하던 각종 출산 방법에 대한 정보를 섭렵하고, 자신에게 가장 적합할 것이라 생각하는 출산 방법을 선택해 분만실에 들어갔다. 완벽한 출산 준비를 마쳤다고 생각했지만, 장작 그녀의 출산 경험은 그렇지 못했다. 그녀 역시 계획에 없었던 무통주사를 맞게 되었고, 게다가 자연 출산은커녕 제왕절개를 통해 첫 아이를 분만할 수밖에 없기도 했다. 이처럼 출산이라는 경험은, 여성의 삶에서, 우리의 삶에서 지극히 자연스러운 일이긴 하지만, 건강한 아기를 낳는 다는 것은 여전히 말 그대로 하나의 기적과 같은 일이기 때문이다. 출산 방식의 역사적 변화 역시 마찬가지다. 한때 겸자 사용이 유행했고, 트와일라잇 슬립이 유행하기도 했으며, 마취제가 제왕절개가 여성의 산통을 덜어 주는 과학의 위대한 업적으로 칭송받기도 했지만, 이내 그런 유행은 급작스럽게 사라지기도 했다. 말하자면, 한때는 최신 기술이었던 것이, 그다음 해에는 유행에 뒤떨어져 왜 한때나마 그런 기술이 유행했는지조차 알 수 없게 되기도 한다. 한편으로는 엉터리 기술을 비웃으면서도, 다른 한편으로는 새로 나온 ‘손쉬운’ 출산법에 환호를 보내기도 한다. 이런 것들이 우리가 겪어 왔던 출산 방식의 변화였고, 오늘날 유행하고 있는 최신의 방법들 역시 이와 같은 역사의 흐름 속에 있는 것이다.
그렇다고 우리가 실망할 필요는 없다. 비록 이 책을 통해서도 가장 이상적인 출산 방법이 무엇인지 명확한 답을 얻을 수는 없지만, 우리 역시 그 방법을 찾기 위한 노력을 멈추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이 책이 한국 사회에 던지는 질문은 더욱 중요하다 할 수 있다. 아직까지도 한국에서는 출산 방식이 산모와 태아, 가족을 중심에 두기보다는, 여전히 의료적 관행과 절차에 따라 진행되고 있기 때문이다. 조금씩 그 변화의 조짐이 보이고 있기는 하지만, 아직 가야 할 길은 멀어 보인다. 이 책이 부디 한국의 출산 관행이 변화하는 밑거름이 되길 기대해 본다. 또한 출산과 육아에 대한 수많은 책들이 넘쳐 나는 세상, 이러저러한 번역서와 최선의 방식을 내세우는 각종 자연 분만 지침서 속에서 무언가 부족함으로 느끼고 혼란스러울 수 있는 사람들에게, 이 책이 과거를 통해 현재를 들여다 볼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기를 역시 기대해 본다. 이 책 본문에도 등장하는 메리 몽간은 이렇게 말한 바 있다. “출산을 어떻게 바라보느냐에 따라, 출산을 어떻게 하는가 역시 바뀔 것”이라고 말이다. 이나 메이 개스킨은 또한 이렇게 말했다. “출산 중인 여성을 대하는 방식은, 여성이 공동체에 공헌하는 바를 그 사회가 어떻게 평가하고 존중하는지를 보여 주는 척도”라고 말이다. 이제 우리가 변화해야 할 때이다.


 

 

티나 캐시디 Tina Cassidy
노스이스턴대학교에서 저널리즘을 전공했다. 열다섯 살 때부터 󰡔프로비던스 저널󰡕(The Providence Journal)에 글을 정기적으로 기고했다. 대학에 입학한 이후 󰡔보스턴 글로브󰡕(Boston Globe) 기자로 20여 년간 근무하며 정치, 경제, 문화 등 다양한 분야의 기사를 썼다.
이 책은, 자연 출산을 기대했지만 뜻밖에도 제왕절개를 할 수밖에 없었던 첫 번째 출산 경험을 토대로, 그녀 자신이 품었던 개인적인 의문점들을 하나씩 연구하고 파헤치면서 집필한 글이다. 이 책을 집필한 후 태어난 막내아들 해리슨은 집에서 조산사의 도움을 받아 출산했는데, 당시의 경험담을 자신의 블로그에 올려놓기도 했다. 다큐멘터리 <출산의 산업화>(The Business of Being Born)에도 출연했으며, 모성 및 출산과 관련된 다양한 위원회에 참여하고 있다. 저술가인 남편 앤서니 플린트(Anthony Flint)와 세 아들과 함께 미국 보스턴에서 살고 있다. 


┃옮긴이들┃
번역에 참여한 다섯 엄마들은 2002년 서울대학교 보건대학원 보건정책관리 전공 입학 동기로 13년째 만남을 지속하고 있다.

최세문
보건정책을 연구하는 세 아이의 엄마다. 첫째 아이는 한국에서, 둘째와 셋째 아이는 유학 중 미국 보스턴에서 낳았다. 서로 다른 두 나라의 보건 의료 체계에서 출산한 경험을 통해 출산 정책과 다문화 가족에 관심을 갖게 되었다. 중앙대학교 간호과학연구소 전임연구원으로 있으며, 국제 보건, 보건 의료 부문 정보 공개, 다문화 가족, 정책 평가에 관심이 많다.

정윤선
보건학을 공부하고 보건정책 분야의 연구원으로 일했다. 이 책의 번역에 참여하면서 둘째 아이를 출산했기에 이 책의 내용이 더욱 생생히 다가왔고, 우리나라의 출산 정책이나 여성병원의 체계에 대해 많은 관심을 갖게 되었다. 현재는 아직 어린 두 아이의 엄마 역할에 충실하고자 노력 중이며, 의료경영을 전공으로 박사 학위 논문을 준비 중이다.

주지수
간호학에서 출발해 보건학을 거쳐 정책학을 공부하고, 지역사회 보건 사업의 현장에서 활동하고 있다. 사랑스럽고 호기심 많은 여섯 살, 다섯 살 연년생 두 왕자님의 엄마다. 첫아이의 분만 예정일이 나흘 지났다는 이유로 옥시토신을 퍼붓듯이 맞고 낳은 뒤 자연 분만을 못해 아쉬워하다, 결국 둘째는 (병원에서이긴 했지만) 자연 진통으로 무통도 유도도 없는 진짜 자연 분만에 성공했다. 현재 강동구보건소에 재직 중이다.

최영은
보건학을 전공했고, 보건정책 분야의 연구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서울의 한 종합병원에서 유도 분만으로 또래보다 일찍 만만치 않은 출산을 경험했다. 내 인생 최고의 선물이 사랑스러운 아들을 만난 것이라 생각하며, 딸 같은 초등학생 아들과 알콩달콩 티격태격 살고 있다. 현재 한국건강증진개발원에 재직 중이다.

가문희
일곱 살과 여덟 살의 사랑스런 두 딸의 엄마로, 자연 분만과 완전 모유 수유에 성공했다는 자부심이 있었으나 완전한 자연 출산은 아니었다는 아쉬움이 있다. 아픈 아이들을 돌보는 소아중환자실 간호사였으며, 보건학을 공부하고 현재는 중학교 보건교사다. 학교 보건실에서 아이들과 함께하며, 몸과 마음이 건강한 아이들의 삶에 조금이나마 보탬이 되고자 노력중이다. 


들어가며 7



1장 진화와 여성의 몸 19

한밤중의 출산 27

산도 측정 36

패스트푸드 현상 41



2장 역사 속의 조산사 51

미신의 시대 61

여성 조산사 대 남성 의사 67

전문성 향상 71

현대적 조산사 76



3장 오두막, 집, 그리고 병원 95

병원 103

다시 집으로 118

출산센터 126

오늘날 출산하는 장소 132



4장 산통을 줄이기 위한 노력 143

출산은 왜 고통스러울까? 151

내게 약을 주세요 156

트와일라잇 슬립 169

자연 출산 176

전능한 경막외마취 183



5장 제왕절개 193

기술적 진보 212

제왕절개의 급증 215

법의 울타리 223

출산을 위해 힘주기에는 너무 우아한 여성들 227



6장 의사의 출현 243

J. 마리온 심스 260

조셉 B. 드리 264

그랜틀리 딕-리드 267

페르낭 라마즈 273

이매뉴얼 프리드먼 284

버지니아 아프가 288



7장 기구와 방식의 유행 297

흡인 분만 309

초음파 313

유도 분만 318

관장 324

제모 326

분만 자세 327

수중 분만 332

자가 출산 341

최면 출산 345

둘라 348



8장 아빠의 공간 355

현대의 남성 363

분만 코치로서의 남편 371

쿠바드 증후군 376



9장 산욕기 387

산후 조리 400

모자동실 407

애착 411

르봐이예 아기 목욕 414

모유 수유 420

산후 우울감 433



맺음말 441

감사의 글 457

자료들에 대한 간단한 언급 461

옮긴이 후기 463

후주 474

 


“드디어, 출산에 대한 명쾌하고도 충실한 정보가 담긴 역사서가 출간되었다. 올바른 출산 방식이 무엇인지에 대한 우리의 생각이 어떻게 변화해 왔는지 잘 보여 준다.” _나오미 울프(사회비평가이자 페미니스트, 『미국 
의 종말』의 저자)


“놀랍다. 태어난 사람이라면 마땅히 읽어야 할 책.”_메리 로치(작가이자 저널리스트, 『봉크: 성과 과학의 의미심장한 짝짓기』의 저자)


“남성 의사와 여성 조산사 사이의 끝나지 않는 싸움에서부터 여성의 산통을 둘러싼 정치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사실들과 유행들을 명쾌하게 정리해 놓았다.” _『뉴욕매거진』


“출산 중인 여성을 대하는 방식은, 여성이 공동체에 공헌하는 바를 그 사회가 어떻게 평가하고 존중하는지를 보여 주는 척도다.” _이나 메이 개스킨(더 팜 조산센터 설립자, 『영성적 조산술』의 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