즐겨찾기         로그인 /  회원가입
불평등 한국, 복지국가를 꿈꾸다
이정우, 이창곤 외 저

정가 : 25,000 원
페이지 : 509 쪽
ISBN-13 : 9788964372302
출간일(예정) : 2015 년 06 월 25 일
 
관련 카테고리

 

불평등 한국, 가난의 비용
최근 한 조사 자료에 따르면 “2012년 10월 네이버 부동산의 11개구 69개 표본을 비교한 결과, 고시원의 평당 임대료는 152,000원인 반면 타워팰리스의 평당 임대료는 118,000원이었다”고 한다. 가난한 청년들이 부자들보다 더 많은 평당 임대료를 내며, 더 열악한 주거 공간에 살고 있는 셈이다. 게다가, 최근에는 이들이 주로 거주하는 원룸, 다세대 등의 주택 유형이 빠른 속도로 전세에서 월세로 전환되고 있기에 앞으로의 사정은 더욱 나빠질 것이라고도 한다.


얼마 전, ‘햇살론’이라는 대출 상품의 이름이 언론에 회자되었다. 연 30% 이상의 대부업체 고금리에 시달리는 서민들이 연 9%대의 저금리 상품으로 갈아탈 수 있는, 말하자면 ‘서민형 경제 상품’으로 많은 각광을 받았다고 한다. 한편으로는 반가운 이야기로 들리지만, 조금만 따져 보면 서글픈 일이다. 물가상승률에도 못 미치는 초저금리 시대에, 사실상 마이너스 금리라는 이 시대에, 가난한 사람들은 가난하다는 이유만으로 연 30% 이상의 고금리를 물고 있다는 말이기 때문이다. 그나마, 이런 서민형 경제 상품의 혜택도 좀 더 ‘여유 있는’ 서민들에게만 집중되었다고 하니, 반가운 마음도 금세 무색해진다.


이런 일들은 그저 사회 어느 한 구석에서 벌어지는 특이한 현상이거나, 일시적인 현상이 아니다. 이런 기이한 일들은 한국 사회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다. 경제력은 점점 더 최상위 재벌들에게 집중되고 있다. 그렇지만, 법인세 인하로 가장 많은 혜택을 누리고 있는 집단들 역시 바로 이들 재벌들이다. 생산성이 증가하고, 사상 최대의 수출 호황과 기업 이윤이 발생해도, 노동자들의 임금몫은 증가하지 않는다. 이른바 임금 없는, 고용 없는 성장의 시대다. 기업이 위험에 처해도, 그 피해는 고스란히 노동자들에게만 전가된다. 경영 실패로 노동자들을 대량으로 해고한 CEO들은 여전히 막대한 보수를 챙기고 있다. 교육을 통해 이런 불평등이 치유되고 있는 것도 아니다. 개천에서 용이 나오기는커녕, 교육은 불평등한 사회경제적 구조를 떠받치고 있는 기울어진 운동장이 되어 가고 있다. 부유한 지역에 사는 이들이 가난한 지역에 사는 이들보다 더 많은 경제적 기회와 복지 혜택을 누린다. 중졸 이하 집단의 사망률은 대졸 이상의 사망률보다 8.4배가 높다.


이런 사회에서, 가난은 그저 무언가 부족하고 불편한 일이 아니라, 그 대가를 치러야 하는 일이 되어 가고 있다. 가난한 사람들은 가난의 비용을 치러야 한다. 가난하게 사는 사람들은 가난하기에 돈을 더 내야 한다. 불평등의 비용마저, 가난한 이들에게 전가되고 있는 한국 사회의 현실이다. 물질적으로만 그런 것은 아니다. 불평등하기에, 무릎을 꿇어야 하고, 가난하기에 손가락질을 당해야 하며, ‘을’이 되었기에 막말의 수모를 고스란히 감수해야 한다. 가난과 불평등은 인간의 존엄마저 위협하고 있다.


그런데 이쯤 되면, 한번 생각해 봐야 하지 않을까? 우리 사회가 점점 더 불평등해지는 것이 여전히 일시적인 현상인 것인지 말이다. 파이가 커지면 자연스레 해결될 문제일까? 정작 이 말은 희망 고문에 불과했던 건 아닐까? 외려 불평등은 어떤 체계적인 메커니즘의 작동 효과인 것은 아닐까? 그것도, 이 문제를 우리가 계속해서 외면하고 방치하면, 아주 오랜 기간 동안 한 사회에 참혹하고도 커다란 상처를 남기게 될 어떤 사회 체계의 구조적 문제 말이다. 오늘 한국 사회에서 부자들은 부자여서 더욱 살기 좋아지고 있고, 가난한 사람들은 가난해서 더욱 가난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 어디까지 알고 있나? 희망은 있나?

“우리(사회)가 과연 ‘우리 안의 불평등’에 대해 얼마나 제대로 알고 있는가? 그리고 우리는 정확히 얼마나 어떻게 불평등한가? 무엇보다 불평등을 완화하거나 줄이는 실천적 행동이 뒤따르고 있는가?”

 

이 책은 불평등한 한국에 대한 진단과 대안으로 구성되어 있다. 먼저 이 책에서 진단하고 있는 불평등의 범위는 소득, 임금, 교육, 노동, 젠더, 복지, 조세, 제정, 건강, 주거, 지역, 경제 구조 등 매우 포괄적이며 광범위하다. 그만큼 한국 사회에 불평등이 만연해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물론, 불평등을 개선하려는 실천적 행동은 궁극적으로 ‘좋은 정치’의 영역을 통해 가능하다. 그렇지만, 이를 위해서라도 먼저, 우리 사회 불평등의 실상과 구조를 밝히는 것이 시급하다. 피케티 등으로 대변되는, 서구발 불평등 바람을 그저 소개하고, 따라 부르는 데 머물 시간도 없다. 불평등은 이미 한국 사회의 중요한 화두기 때문이다. 이 책에서는 정치, 경제, 사회, 복지 등 각 분야를 대표하는 근 30여 명에 가까운 필자들이 모여, 분야별로 불평등한 한국 사회의 민낯을 진단하는 집단 지성의 방식을 사용했다. 집필에 참여한 연구자들은, 오랜 기간 동안 해당 분야에서 쌓아 왔던 연구 성과를 기반으로, 압축적이면서도, 대중적으로도 쉽게 읽힐 수 있도록 서술했다.


이 책은 불평등 한국에 대한 진단이기도 하지만, 그에 걸맞게 각 분야별로 일정한 정책적 제언과 대안을 제시하고 있다. 이런 제언과 대안들에는 서구 경험과의 비교 및 어떤 복지국가를 건설할 것인지를 둘러싼 다양한 이론적 쟁점은 물론, 그간 한국 사회에서 시도되었던 다양한 정책들에 대한 성찰과 평가 역시 고스란히 녹아 있다. 그런데 사실, 이 같은 분야별 정책 대안을 모색하는 데 있어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불평등 문제를 우리가 풀어 나갈 수 있다는, 다시 말해 ‘대안은 있다’는 긍정적인 전망을 제시하는 일일 것이다. 누군가의 지적처럼, 불평등 문제를 해결하는 데 있어 최대 난적은 과연 그것이 가능한 것인가라는 회의적인 사고이기 때문이다. 이런 회의적인 사고가 지배적이게 되고, 많은 사람들이 자신들의 삶이, 안녕이, 복지가 더는 민주주의에 달려 있지 않다고 생각하게 되면, 그 사회는 이내 커다란 위기에 봉착할 수밖에 없다. 이 책은 이런 위기 속에서도 변화에 대한 희망과 전망을 발견하고, 불평등을 둘러싼 논의를 활성화하고, 이를 바로잡기 위한 실천적 모색을 함께 이어 나가는 데 도움이 되길 바라는 마음에서 기획되었다.

 

마지막으로, 이 두터운 책이 기획될 수 있었던 데에는, 평생을 불평등 문제에 천착한 이정우 교수의 역할이 컸다. 이 점에서 이 책은 오랫동안 주류 경제학에서 외면을 받았던 불평등 문제를 평생의 화두로 삼았으며, 분배 문제를 한국 경제학의 중요 문제로 가져온 이정우 교수의 정년퇴임을 기념으로, 한국 사회의 불평등 문제에 천착해 온 28명의 쟁쟁한 연구자들이 자신들의 연구 분야에서 이정우 교수의 오랜 노고에 보내는 감사의 인사이기도 하다. 


지은이(집필순) 

이창곤(『한겨레』 콘텐츠협력 부국장)
이정우(경북대학교 경제통상학부 교수)
신광영(중앙대학교 사회학과 교수)
김윤태(고려대학교 사회학과 교수)
고세훈(고려대학교 공공행정학부 교수)
이태수(꽃동네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교수)
정운찬(동반성장연구소 이사장)
김상조(한성대학교 무역학과 교수)
김낙년(동국대학교 경제학과 교수)
이병훈(중앙대학교 사회학과 교수)
김유선(한국노동사회연구소 선임연구위원)
최장집(고려대학교 정치외교학과 명예교수)
장지연(한국노동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신명호(사회적경제연구센터 소장)
김창엽(서울대학교 보건대학원 교수)
조명래(단국대학교 도시지역계획학과 교수)
김형기(경북대학교 경제통상학부 교수)
김윤상(경북대학교 행정학부 석좌교수)
전강수(대구가톨릭대학교 경제통상학부 교수)
변창흠(서울시 SH공사 사장)
윤영진(계명대학교 행정학과 교수)
강병구(인하대학교 경제학과 교수)
정태인(칼폴라니사회경제연구소 소장)
임현진(서울대학교 사회학과 명예교수)
이혜경(연세대학교 사회복지학과 명예교수)
김연명(중앙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교수)
성경륭(한림대학교 사회학과 교수)
이종오(경제사회포럼 이사장)
박상훈(정치발전소 학교장

 



책을 펴내며
서문: 한국 사회의 불평등을 말하다 _이창곤


제1부 진단

1. 한국은 왜 살기 어려운 나라인가? _이정우
2. 중산층 위기 _신광영
3. 한국 사회의 불평등 담론 _김윤태
4. 평등, 반복지의 정치, 민주주의 _고세훈
5. 복지는 왜 불평등 완화에 기여하지 못했나? _이태수
6. 경제민주화와 동반성장 _정운찬
7. 재벌 개혁이 경제민주화의 출발점 _김상조
8. 한국의 소득 불평등 _김낙년
9. 한국의 임금 불평등 _김유선
10. 청년 취업과 청년들의 대응 _최장집
11. 노동시장 개혁 없이 불평등 해결 없다 _이병훈
12. 젠더 불평등과 진보적 가치 _장지연
13. 교육은 불평등을 치유할 수 있는가? _신명호
14. 건강 불평등의 현상과 의미 _김창엽
15. 만들어진 불평등, 지역격차 _조명래


제2부 대안

16. 불평등 해소를 위한 경제 모델 _김형기
17. 불평등과 특권 _김윤상
18. 헨리 조지와 토마 피케티, 그리고 종합부동산세 _전강수
19. 기로에 선 주거 불평등 문제와 개선 과제 _변창흠
20. 재정의 시선으로 본 한국의 불평등 _윤영진
21. 불평등 해소를 위한 세제 개혁 _강병구
22. 한국의 불평등과 사회적 경제 _정태인
23. 한국 복지국가의 미래: 중조세-중복지를 위한 제언 _임현진
24. 사회투자 복지국가로의 새로운 항로 _이혜경
25. 복지국가, 불평등 해소의 대안인가? _김연명
26. 불평등에 대한 도전: 참여정부의 복지・국가균형발전 정책 _성경륭
27. 사회권과 민주주의 _이종오
28. 한국 사회의 불평등과 정치의 역할 _박상훈


제3부 대담: 이정우 교수에게 불평등을 묻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