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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균도
이진섭 저

정가 : 15,000 원
페이지 : 304 쪽
ISBN-13 : 9788964372258
출간일(예정) : 2015 년 03 월 10 일
 


발달장애인 균도와 아빠가
느리게 걸으며 몸으로 쓴 국토 대장정기
 

스무 살 균도가 아빠 손을 잡고 집을 나섰다.
“균도 아빠, 오늘은 어디 갑니까?”
틀에 박히지 않는 아이 균도와 별난 아빠의
좌충우돌 세상걷기가 시작됐다

스무 살 균도, 아빠와 집을 나서다
작년 10월, 한국수력원자력(이하 ‘한수원’)을 상대로 한 갑상선암 발병 피해 손해배상 소송에서 승소하며 탈핵 운동의 역사에 한 획을 그은 이진섭 씨는 사실 장애인 활동가 ‘균도 아빠’로 더 유명하다. 1992년, 고리 원전 근처에서 태어난 그의 아들 균도는 올해 스물네 살 청년이 되었지만 다섯 살 지능에 시시때때로 과잉 행동 장애를 일으키는 발달장애 1급의 자폐아이다. 아버지는 균도가 고등학교를 졸업하던 2011년, 복지관과 집 말고는 갈 곳이 없는 아들을 보다 못해 길을 나섰다. 균도와 같은 발달장애인과 그 가족의 애환을 알리고 싶어 도보 시위를 시작한 것이다. 부자는 발달장애인법 제정과 부양의무제 폐지를 외치며 40일을 걸어 부산에서 서울까지 갔다. ‘균도와 세상걷기’라는 이름으로 알려진 이 도보 시위는 이후 사람들의 성원과 관심이 더해지며 다섯 차례에 걸친 3천 킬로미터 국토대장정이 되었다.
이 책은 이렇게 한 걸음씩 걸으며 매일 매일 써내려 간 아버지의 여행 일기와 집으로 돌아온 이후의 일상생활을 적어 내려간 페이스북 일기를 함께 묶었다. 이는 평범한 가정의 한 가장이 장애를 갖고 태어난 아들로 인해 부모운동가이자 장애인활동가로 거듭나는 성장기이자 길 위에서 사람들을 만나며 변해 가는 발달장애인 균도의 성장기이기도 하다. 여기서 성장한 것은 단지 부자만이 아니다. 균도를 만난 많은 비장애인들 역시 균도를 알게 되면서 달라졌다. 책의 마지막 4부에는 이들 부자와 같이 걸었던 친구들, 그리고 가장 가까이서 균도와 함께해 온 선생님, 엄마, 동생의 글을 실어 이와 같은 이야기에 입체감을 더했다.

이 책은 장애인 당사자의 불굴의 의지나 부모의 억척스러운 교육을 통해 장애를 극복하는 이야기가 아니다. 저자는 대부분의 장애인, 특히 중증 장애인의 삶에 그런 기적은 없다고 말한다. 중증 발달장애인에게 장애란 극복할 수 있는 난관이라기보다는 안고 가야 할 삶의 일부이자 그 사람의 정체성이다. 장애인 당사자뿐만 아니라 가족들의 이야기에 주목하는 것도 발달장애인 부모 특유의 문제의식을 담은 이 책의 특징이다. “아름답게 꾸미지 않은 우리의 진짜 이야기”를 들어 달라고 외치며 눈물로 적어 내려간 균도 부자의 웃픈 이야기들은 아름다운 ‘23년간의 육아 일기’가 되었다.

‣ 느리게 자라는 아이
이 책의 1부는 균도가 태어나서부터 고등학교를 졸업할 때까지 아동기와 학령기 발달장애인의 삶과 그 가족의 애환을 담고 있다. 말은 좀 느렸지만 여느 아이 못지않은 재롱둥이였던 균도가 발달장애 진단을 받으면서 느낀 부모로서의 절망과 이후 느리게 자라는 과정을 지켜보며 겪은 심적 고통, 그리고 과도한 치료비 부담으로 인한 경제적 고충을 이야기한다. 지렁이를 먹고 온 사건을 계기로 장애를 받아들이고 장애 등급을 받게 된 사연, 학교와 일대일로 싸우던 목소리 큰 학부모가 부모 운동을 만나게 되면서 사회복지사가 되기까지의 과정, 그리고 균도를 사랑과 정성으로 보살펴 준 학교 선생님들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마지막으로 특수학교에서 직업교육을 받았지만 과잉 행동 장애로 어느 작업장에도 갈 수 없게 된 균도와 함께 길을 나서기로 결심하는 과정을 담담히 이야기한다.
이를 통해 저자는 발달장애 아동의 보호를 오로지 부모의 책임으로만 돌리는 부양의무제의 문제점과 바우처 제도의 소득 제한선과 자부담 문제, 그리고 특수교육의 문제점을 드러낸다.

‣ 균도 부자의 3천 킬로미터 국토대장정
이 책의 2부는 40일간의 1차 세상걷기를 근간으로 2~5차 세상걷기에서 쓴 일기들을 같이 엮었다. 하루 20킬로미터가 넘는 거리를 매일매일 걸으며 균도가 변해 가는 과정과 균도 부자와 아픔을 함께 나누고 같이 걸었던 장애인 부모들의 가슴 아픈 사연들, 그리고 신체장애인을 비롯해 한진, 쌍용, 재능 등 다양한 사업장과 연대한 이야기가 함께 담겨 있다. 특히 시설에 고립된 삶을 반대하며 세상과 섞이기를 바라 시작했던 걷기 여행에서 균도가 서서히 변해 가며 사람들과 함께할 수 있게 된 과정이 인상적이다. 또한 2부와 3부에 걸쳐 길 위에서 가진 다양한 사람들과의 만남은 균도와 같은 장애인도 다른 사람에게 손을 내밀어 보탬이 될 수 있음을 보여 주고 싶었던 아버지의 연대기이기도 하다. 하지만 난항 끝에 제정된 장애인아동복지지원법과 발달장애인법은 이들의 염원을 온전히 담지 못한 것으로 또 다른 숙제를 남겨 둔 채 끝이 난다.

‣ 장애인 운동은 어떻게 탈핵 운동이 되었나
4부는 균도 부자와 함께했던 이들의 이야기를 다룬다. 가장 가까이서 균도와 함께해 온 동생과 엄마의 기쁨과 슬픔, 균도와 학창 시절을 함께하며 웃픈 일화들을 적어 내려 간 담임교사의 애환, 그리고 1차부터 5차까지 여정을 함께한 장애인 활동가의 글까지 다양한 각도에서 바라본 균도 부자의 모습을 담았다. 또 김현우, 구자상의 글은 한수원을 상대로 한 원전 소송의 과정과 승소의 의미를 다루며 장애인 운동이 어떻게 탈핵 운동이 될 수 있었는지를 보여 준다.

‣ 끝나지 않는 여정, 길 위의 부자
이들 부자가 1차 세상걷기를 끝내고 난 2011년, 장애아동복지법이 제정되었고, 5차 세상걷기를 끝내고 난 2014년, 발달장애인법이 제정됐다. 또 강원도 원전들을 따라 걸은 4차 세상걷기 전에 제기한 갑상선암 소송에서도 승리를 거뒀다. 하지만 여전히 현실은 녹록치 않다. 장애아동복지법에서는 여러 조항들이 강제 조항에서 임의 조항으로 수정되었고, 발달장애인법은 발달장애 가족에 대한 소득 보장 조항이 빠진 껍데기 법안이 통과되었다. 균도는 지금도 복지관과 집 말고는 갈 곳이 없으며 시시때때로 과잉 행동 장애를 일으켜 복지관조차 못 갈 때가 있다. 아버지는 갈 곳 없는 균도와 ‘부양의무제 폐지’를 내걸고 다시 한 번 걸을 계획이다. 또 항소한 한수원과 벌일 2심과 암에 걸린 주민들을 모아 벌일 공동소송 역시 힘겨운 싸움이 될 것이다. 하지만 자식보다 하루만이라도 더 살기를 소원하는 한 많은 아버지에서 사회에 그 책임을 묻는 장애인 활동가로 변신한 그는 오늘도 균도의 손을 잡고 길 위에 있다.


 


지은이 이진섭          

1992년, 첫아들 균도를 얻었다. 균도는 발달장애 1급의 자폐아였다. 하루는 너무 힘들어 균도 손을 잡고 바다로 갔다. 함께 하늘로 간다면 다른 가족들은 편하게 살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런데 균도가 갑자기 입을 열었다. “아빠 살려 주세요.”  그때부터 평범한 아버지의 인생은 달라졌다. 자신의 운명을 받아들이고 장애인 운동을 하기로 결심한 아버지는 사회복지학과 대학생이 되었다. 균도가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다음날 아버지도 대학을 졸업했다. 아버지는 사회복지사가 되었지만 성인이 된 균도는 갈 곳이 없었다. 그래서 균도를 데리고 부산에서 서울까지 걷기로 했다. 아들과의 추억 만들기로 시작했던 여행은 관심과 성원이 더해지면서 다섯 차례에 걸친 3천 킬로미터 국토 대장정이 되었다. 걸으면서 부자는 장애아동복지지원법과 발달장애인법 제정, 부양의무제 폐지를 외쳤다. 길 위에서 그는 자식보다 하루라도 더 살기를 바라며 슬퍼하는 부모가 아니라 우리 아이도 나보다 오래 살 권리가 있다고 외치는 장애인 활동가였다.
2011년, 장애아동복지지원법이 제정됐다. 발달장애인지원법 역시 19대 국회 제1호 법안으로 상정됐다. 2014년 10월, 한국수력원자력공사를 상대로 제기한 갑상선암 발병 피해 소송에서도 승리했다. 하지만 발달장애인지원법에서 장애인 가족들의 핵심 요구 사항이었던 소득 보장은 누락되었고, 한국수력원자력공사는 항소했다. 그는 현재 2심을 준비하며 원전 피해 주민들을 모아 공동소송을 계획 중이다. 올해 스물네 살이 된 청년 균도는 여전히 복지관과 집 말고는 갈 곳이 없다. 아버지는 여전히 실현되지 못한 부양의무제 폐지를 내걸고 균도와 또 걸을 예정이다.
부산장애인부모회 기장해운대지회 지회장을 맡고 있다.
 


1부 특이한 아이와 별난 아빠 
2부 느리게 걸어 걸어
3부 그래도 삶은 계속된다 
4부 달려라 우리 균도
  _ 내가 본 세상걷기__김유미(비마이너, 노들장애인야학)
  _ 탈핵으로 이어진 세상걷기___김현우(에너지기후정책연구소)
  _ 균도네 가족 소송의 의미___구자상(녹색당)
  _ 세상 모든 균도들___박진한(부산성우학교)
  _ 우리 형과 나의 꿈___이균정(균도 동생)
  _ 당신은 사랑받기 위해 태어난 사람___박금선(균도 엄마)

에필로그
부록_우리 균도를 소개합니다


“내 아이보다 하루만이라도 더 살고 싶다!”
장애인에 대한 사회적 지원이 척박한 현실에서 장애아를 키우는 부모들은 이런 슬픈 희망을 이야기하곤 합니다. 하지만 『우리 균도』는 또 다른 희망을 이야기합니다. 균도 부자의 세상걷기는 우리 균도가 가족을 넘어 세상 사람들과 어떻게 어울려 살 수 있는지 보여 주는 실험과 같았습니다. 저는 우리 균도처럼 장애가 있는 사람들이 집이나 생활 시설에 갇히지 않고 세상 속에 나와 사람들과 뒤섞이면 좋겠습니다. 그렇다면 세상은 그만큼 살 만한 곳으로 바뀌어 갈 것입니다.
박경석(노들장애인야학 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