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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민주화의 이념과 역사
강정인, 오향미, 이화용, 홍태영 지음

정가 : 16,000 원
페이지 : 332 쪽
ISBN-13 : 9788964371152
출간일(예정) : 2010 년 05 월 31 일

1. ‘역사적 과정’으로서의 민주주의

민주주의는 허공 위에서 건설되지 않는다. 해당 사회의 역사적 경험은 물론 다양한 사상 및 세력들과의 경쟁・갈등・협력을 통해 민주주의는 다양한 형태로 사회에 도입이 된다는 의미다. 실제로 우리가 현실의 민주주의를 자유민주주의, 사회민주주의 등 다양한 이름으로 부르듯, 민주주의는 다양한 이념과의 상호 교류 속에서 그 의미를 확장해 왔으며, 현실에서 순수한 형태로 작동하는 민주주의란 존재하지 않는다.
이 책은 민주주의를 목적론적이 시각이 아니라, 과정론적인 시각에서 살펴보고 있다. 민주주의를 유일하고, 보편적이며, 본질적으로 가장 훌륭한 정치의 형식으로, 따라서 반드시 도달해야 하는 목표로 당연시하기보다는, 유럽에서 민주주의가 어떠한 역사적 경험과 이념들 사이의 각축의 과정을 통해 사회적으로, 국가적으로 도입되었는지를 살펴보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이 책은 한국의 민주주의 역사가 “민주화”라고 하는 그야말로 민주주의를 목표로 한 것이었던 반면, 이들 유럽의 나라들에서는 자유주의와 공화주의, 사회주의를 추구하고자 하는 각축의 과정의 결과로서 민주주의가 형성되었다는 점에서 크게 구분됨을 강조한다. 이런 관점은 민주주의의 내용과 실천에 대한 이상화된 시각과 비교해 현실의 민주주의가 어떻게 작동하고 있으며, 어떤 과정을 통해 사회에 뿌리내리게 되었는지를 좀 더 면밀히 살펴볼 수 있는 중요한 시도라 할 수 있다.


2. 이념의 상호 각축으로 본 유럽의 민주화

이 책은 자유주의(공화주의)•보수주의•급진주의•민족주의라는 4대 정치 이념과 세력의 상호 각축이라는 시각에서 영국•프랑스•독일 3개국의 민주화 과정을 검토한 것이다. 특히 이 책은 영국•프랑스•독일 3개국의 민주화 과정에서 나타난 다양한 정치 이념들을 검토하며, 이런 이념들이 어떤 상호 각축과 경쟁・갈등・협력을 통해 민주주의를 만들어 냈는지를 살펴보고 있다. 이를 위해 영국에서는 자유주의, 프랑스에서는 공화주의, 독일에서는 사민주의가 중요하게 검토되고 있다. 이런 이념들은 각국에서 민주주의와 결합해 사회를 통합해 나가며 오늘날 각국의 민주주의의 특징을 만들어 왔다고 할 수 있다.
물론, 각국의 민주화 과정에서 각각의 이념과 세력들은 민주화를 추동하는 중요한 역할을 하기도 했지만, 국가별로 역사적 경험에 따라 민주주의와 갈등을 빚으며 경쟁을 하기도 했다. 예컨대, 민주화 과정에서 초기의 자유주의자들은 ‘뛰어난 자에 의한 계몽과 지배’를 이상으로 하는 자유주의와 자유주의자들이 보기에 결코 뛰어나다고 할 수 없는 인민들에 의해 통치되는 민주주의 사이에서 갈등했다. 이 과정에서 일부의 자유주의자들은 반민주주의적인 태도를 갖기도 했지만, 또 다른 자유주의자들은 인간의 보편적 이성에 대한 신뢰를 바탕으로, 때로는 정당정치의 경쟁 구도 속에서, 또한 민주주의 세력과의 갈등과 타협 속에서 민주화의 중요한 동학으로 역할을 하기도 했던 것이다.
이처럼 이 책은 민주주의 체제가 형성되는 과정을 다룬 역사 연구에서 “이념적 공백”을 채우고 있다. 기존의 민주주의 정치체제 형성사 연구의 절대 다수는 보통선거의 도입과 확장, 정당의 발전과 정당 체제의 등장, 대통령제와 의회제와 같은 헌정 체제의 제도화, 양차 대전과 같은 전쟁의 역할 등을 중심으로 서술되어 있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자유주의, 공화주의, 사회주의의 역할은 무엇이었는지, 왜 자유주의는 영국 민주주의를 추동하는 중심 이념으로 기능할 수 있었는지, 왜 그 역할을 프랑스에서는 자유주의보다 공화주의가 더 하게 되었고 자유주의와 사회주의는 공화주의와 관련해 어떤 갈등을 만들어내게 되었는지, 왜 독일에서는 자유주의나 공화주의의 역할이 크지 않았는지 등의 문제는 그리 자주 조명되지 못했다. 이 점에서 이 책은 국내의 비교 민주주의 역사 연구에 중대한 기여를 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강정인
캘리포니아 주립대(버클리)에서 정치학 박사 학위를 받았으며, 현재 서강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저서로 『서구중심주의를 넘어서』(2004)를 펴냈으며, 역서로는 『군주론』(2003) 등이 있다. 최근에는 ‘한국정치사상을 어떻게 할 것인가’ ‘동서양 비교정치사상을 어떻게 할 것인가’ 등의 주제에 관심을 가지고 있다.

오향미
고려대학교 정치외교학과를 졸업하고 베를린자유대학교에서 정치사상 전공으로 석사•박사 학위를 받았다. 서강대 사회과학연구소와 고려대 아세아문제연구소에서 연구원을 지냈으며, 현재 독일 헌정주의에 대한 연구를 하고 있다.

이화용
이화여자대학교 정치외교학과를 졸업하고 영국 케임브리지대학교에서 박사 학위를 받았다. 현재 경희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조교수이며, NGO대학원 원장직무대행을 맡고 있다. 최근의 연구 관심은 글로벌 거버넌스의 민주화, 지구시민사회 등으로 이에 관한 글을 준비하고 있다.

홍태영
서울대학교 정치학과 및 동 대학원을 졸업했으며, 파리사회과학고등연구원에서 박사 학위를 받았다. 현재 국방대학교 국제관계학부 교수로 재직 중이다. 연구 관심은 근대 국민국가의 다양한 측면들, 특히 국민적 정체성의 형성과 탈근대의 정체성의 정치 등의 문제에 관심을 갖고 연구를 진행 중이다.

    감사의 글
    책머리에
: 영국・프랑스・독일, 3개국의 민주화 및 그 현대 정치적 함의에 대한 약간의 성찰

1장 영국 : 민주주의의 신화와 역사(1832~1928년)
    1. 민주주의와 영국 민주주의
    2. 영국 민주화의 여명
    3. 민주주의를 향해 : 자유민주주의의 성립(1885~1928년)
    4. 맺는말

2장 프랑스 : 혁명과 공화국의 정치학
    1. 모든 것은 프랑스혁명에서 시작된다
    2. 이성(raison)과 수(nombre)
    3. 어떤 공화국인가?
    4. 자유민주주의 성립으로서 제3공화국
    5. 프랑스 공화주의 모델의 형성
    6. 사회주의와 공화국
    7. 국가 지평의 확대
    8. 민주주의 경계의 확장을 위하여

3장 독일 : ‘독일적’ 민주주의를 향한 길
    1. 민주주의와 ‘독일적’ 민주주의
    2. 근대국가로의 발돋움 : 입헌주의 운동
    3. 입헌군주정하에서의 의회주의의 시도 : 독일제국의 민주주의
    4. 의회민주주의의 실험 : 바이마르공화국의 민주주의
    5. ‘온건한’ 민주주의의 정착 : 본공화국의 민주주의
    6. ‘수단이자 목적’으로서의 민주주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