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마니타스, 부산 다녀온 이야기

2011-05-12 15:14:36, Hit : 3477

작성자 : 윤상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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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6~7일, 부산에 다녀왔습니다

우리끼리 농담처럼 진담처럼 하는 말로, 후마니타스 편집부에는 두 부류의 사람들이 있습니다. 『소금꽃나무』를 만드는 데 함께한 사람과, 그 책을 보고 출판사에 들어온 사람입니다. 독자에게 그 전에는 보이지 않았거나 혹은 보지 않으려 한 노동자의 현실을 만나게 해준 김진숙 지도위원은, 그래서 우리에게도 교차점과 같은 이입니다. 그런 그가 지금은 하늘과 땅을 잇고 있네요. 부산시 영도구 영도조선소 85호 크레인에서 말이죠. 그곳에 오른 지 121일째인 5월 6일, 후마니타스가 <지금 만나러 갑니다>를 찍고 왔습니다.

출판사 내부에서 『소금꽃나무』 개정판을 내자는 논의를 하던 올해 초, 그가 크레인에 올랐다는 말을 듣고 마음이 덜컹했습니다. 그나마 트위터로 근황을 살필 수 있어, 그의 소갯글처럼 “울다가 웃다가” 하면서도 곧바로 가보지는 못했고, 그렇게 한참을 지나 찾아간 우리에게 “어서 오세요.” 하며 반겨 준 그의 낭랑한 소리는 맑고 반가웠습니다.

하지만 직장폐쇄에 파업으로 맞선 한진중공업 현장의 그날 분위기는 흐렸던 날씨와 비슷했습니다. 노조가 정리해고자 170명을 구제해 달라고 부산노동위원회에 낸 부당해고 구제신청이 기각된 날이어서 그랬는지도 모르겠네요. 마무리 집회가 열린 광장에는 곳곳에서 담배 연기만 애꿎게 피어올랐습니다. 그런 조합원들을 맞이하며, 김지도는 술도 마시지 않는다면서 그 속내를 어찌 그리 잘 헤아리는지 “술 너무 많이 먹지 마소.”라는 말을 빠트리지 않더군요. 그럼에도 술 한잔하지 않을 수 없었을 조합원들, 그리고 술 마실 이유가 하나 더 생긴 우리는, 멀어져 보이지 않을 때까지 크레인 위에서 손 흔들며 배웅하던 김지도를 뒤로한 채 발걸음을 돌렸습니다.

『소금꽃나무』를 편집했던 선배가 “글쟁이로 사는 김지도를 꿈꾼 적 있다”고 남긴 트윗에, 그렇게 해도 “죄스럽지 않은 세상이 오면”이라고 그가 답했던 게 생각났습니다. 삶과 말이 겉돌지 않아 사람들에게 울림을 주는 그의 글을 다시 만나고 싶은 욕심은, 그를 남기고 돌아서면서 더욱 커집니다. 한 권의 책을 만들고, 한 명의 저자를 이해하려면 그와 우리가 있는 세상에 더 관심을 가져야 한다는 새삼스러운 생각과 함께 말입니다.

“이번엔 죽지 말고 이겨보자!” 농성 93일째 되던 날 김지도가 조합원에게 보낸 편지에서 말한 것처럼, 그가 무사히 내려올 수 있도록 우리가 할 수 있는 일들 중 하나는 그가 그곳에 있다는 사실을 잊지 않는 것이 아닐까 싶네요. 한진중공업에서 노조를 상대로 법원에 제출한 ‘퇴거단행 및 사업장 출입금지 가처분신청’의 심리 예정일이기도 한 오늘은, 그가 높고 찬 그곳에 올라간 지 127일째 되는 날입니다.

_________
한진중 노조 구제신청 기각 ‘힘겨운 싸움’
http://www.hani.co.kr/arti/society/labor/477154.html
한진중공업 노측 ‘투쟁 계속’ ... 사측, 소송 등 압박
http://www.ohmynews.com/NWS_Web/view/at_pg.aspx?CNTN_CD=A0001564623


이경
잘 읽었습니다..
저도 <소금꽃나무>를 읽고 후마니타스를 알게 되었어요..
처음에는 제목의 뜻도 잘 이해도 안 됐는데.. 무더운 여름날 열심히 놀다가 옷에 뿌옇게 생긴 가루를 보고서야 제목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알게 되었죠; 그리곤 다시 책을 펼쳐서 읽다가 .. 덮고 하늘 한 번 쳐다보고.. 계속 이러면서 읽었었어요.. 암튼 글 블로그에 살포시 담아갈게요~ 감사합니다
2011-05-19
20:00:53

수정 삭제
끄로마뇽
물론이죠.^^ 2011-05-13
10:50:13

수정  
복둥
책다방 네이버 까페로 복사해 갑니당 ~ 괜찮죠? 2011-05-12
18:53:34

수정 삭제
끄로마뇽
가운데 오른쪽쯤 튀어나온 곳이 김지도가 기거하는 곳입니다. 불빛이 살짝 비치는 짧은 복도를 왔다갔다 하는 것이 그가 움직일 수 있는 공간이고요.
이날 전국금속노동조합이 한진중공업을 상대로 부산지방노동위원회에 낸'부당해고 구제신청'이 기각되었습니다. 아래 사진은 마무리 집회 모습입니다. 코발트색 하늘, 짠 바다 냄새, 왼쪽에 보이는 커다란 배, 그리고 고개 숙인 조합원들의 모습... 전달될 수 있을까요...
2011-05-12
15:27:55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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